“30년간 노래로 세상을 들어올리고 싶었죠” 교구서 찬양·전례 봉사 첫 디지털 앨범도 제작
‘노래로 세상을 일으키는 사람들’, 전주교구 청소년교육국 소속 청년 밴드 ‘창세기’(대표 이지연, 지도 정유진 신부)의 모토다. 1988년 교구 내 청년 생활성가 밴드로서는 처음으로 창단된 ‘창세기’가 11월 24일 오후 2시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창세기’(唱世起)라는 이름은 애당초 처음으로 설립된 청년 밴드라는 자부심으로, 구약성경의 첫 권인 창세기에서 빌려왔다. 이후 노래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세상을 그분께 이끈다는 의미를 부여해 노래로 세상을 들어올리려는 청년들의 다짐을 더했다. 창세기는 1988년 전주교구 성체현양대회 기념 공연을 계기로 뜻 있는 몇몇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지금까지 창세기에 몸담았던 단원들은 100여 명에 달한다. 지금은 20대 청년 11명이 노래로 세상을 일으킨다는 다짐을 여전히 실천하고 있다. 생활성가의 보급과 활성화라는 창단 목적을 바탕에 두고, 창세기는 교구 내 청소년·청년 행사에서의 찬양과 전례봉사 뿐만 아니라 각 본당 찬양미사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정기공연과 음반 작업에도 나섰다. 창단 10년 만인 1997년에 처음 마련한 정기공연은 이후 2~3년 만에 한 차례씩 이어와, 올해 7회째를 맞는다. 2003년부터는 연 2회 음악캠프를 열어 중·고등학생들과도 함께 찬양을 해왔다. 2007년과 200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종교문화 지원 사업 ‘찾아가는 희망 콘서트’에 선정돼 총 12회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지금은 30주년을 기념해 총 4곡을 담은 첫 디지털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 올해는 여러모로 뜻 깊은 해다. 무엇보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30년 역사는 쉽지 않았다. 특히 요즘처럼 청년 시기가 혼돈과 불확실의 연령대인 시대에,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봉헌해야 하는 밴드 활동은 전폭적인 투신을 요구한다. 정기연습만 매주 두세 차례, 교구 행사와 본당 찬양미사 지원, 여름에는 캠프 준비에 날밤을 새워야 한다. 하지만 보람은 자신과 다른 이들 모두에게 크다. 교구 청소년국 임신영(토마스) 간사는 “연습과 찬양, 공연 준비 과정에서 단원들의 마음속에 더 깊은 신앙이 새겨진다”며 “내 안에 우러나는 신앙을 노래로 나누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오랜 전통으로 전문성과 음악적 역량이 축적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찬양’이라고 단원들은 입을 모은다. ‘전문성’과 음악 장르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모든 고민의 최우선 순위는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드높이 찬양할 수 있을까?”에 주어진다. 그 공감대로부터 신앙 공동체이자 가족의 연대가 형성되고, 바로 그것이 30년 동안 창세기를 지탱해준 힘이다.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