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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1) / 임채룡 베다 신부

임채룡 베다 신부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입력일 2023-05-09 수정일 2023-05-09 발행일 2023-05-14 제 334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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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로마에 아우렐리오 페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충분한 경제적 부를 쌓은 그는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바로 환경오염 문제이지요. 산업화로 이뤄진 급격한 경제성장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수록 자연은 빠르게 착취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깨닫곤 1968년 유럽의 권위 있고 명망 있는 과학자, 경제학자, 교육자, 기업가들을 모아 로마클럽이라는 민간단체를 만듭니다. 이후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책을 통해 경제성장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 세계에 공표합니다.

같은 해 스톡홀름에서 기후환경에 대한 국제적인 회의가 열립니다. 유엔인간환경회의라고 불리는 이 회의를 통해 지구환경문제는 국제적인 문제로 부상하게 됩니다. 환경문제가 단순히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문제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 세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후 1988년 유엔환경계획에 따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흔히 IPCC라 불리는 조직이 설립됩니다. IPCC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점점 따뜻해지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그리고 특별 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년) 대비 1.5℃ 상승하는 시점을 2050년이라고 예견합니다.

그런데 최근 작성된 IPCC보고서는 1.5℃ 상승하는 시점이 2021~2040년 사이라고 발표했으며, UN 산하 세계기상기구는 오히려 1.5℃ 상승하는 지점을 2026년으로 발표해 시기가 점점 더 앞당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온도가 1.5℃ 높아지는 것이 왜 중요한 사안으로 이야기되는 것일까요? 0.5℃ 차이이지만, 만약 평균 2℃가 오르게 되면 북극의 빙하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되고, 해양생물의 1/4이 서식하는 산호초가 거의 전멸하게 됩니다. 이뿐 아니라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인구가 30억 명으로 증가하고, 기후난민이 수억 명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어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점을 넘어가는 기준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온도상승을 막는 데 필요한 것이 탄소중립입니다. 온실가스는 인간의 생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만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은 최대한 줄이고, 남은 가스는 자연으로 흡수하거나 기술적으로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없애는 것입니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탄소중립(넷제로)이지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다수의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포했고, 한국도 2020년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세우며 탄소중립을 선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1.5℃가 상승하는 시점이 이미 앞당겨져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미 기후위기의 한계점은 턱밑까지 닿아있다는 것이지요.

임채룡 베다 신부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