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통일사목의 새로운 전진기지가 될 민족화해센터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뜬 지 꼭 10년 만에 웅자를 드러냈다.
의정부교구는 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로 111 현지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민족화해센터(담당 이은형 신부) 봉헌식을 갖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향한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
이날 봉헌된 민족화해센터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 공간이 필요하다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1922~2009)의 제안에 실향민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신자들의 모임인 천주교 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회장 봉두완)가 화답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는 지난 1996년 5월 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를 매입해 이듬해 서울대교구에 지정 기탁함으로써 민족화해 여정에 새로운 징검다리를 놓았다. 센터 건립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은 2004년, 당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를 통해 ‘민족화해센터를 설립할 것’을 밝히면서부터다.
이날 봉헌식 행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비롯해 의정부교구와 마찬가지로 접경교구인 춘천교구 김운회 주교, 전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 등 주교단과 사제단 60여 명이 함께했다. 또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홍 파주시장,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 등 지역 정관계 인사와 신자 700여 명이 함께해 센터의 새로운 출발을 지켜봤다.
이기헌 주교는 이날 감사미사에서 “민족화해센터가 민족의 화해를 바라고 평화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기도하는 곳이 되길” 기원하고 “이곳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평화와 화해, 통일을 꿈꾸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체험을 하길 바란다. 이제는 제발 우리의 자녀들인 청소년, 청년들은 통일된 한국의 국민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형제애는 우리가 다른 이들과 우정을 맺고 그들을 적이나 경쟁자로 여기지 않으며 형제자매로 받아들이고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해 준다”면서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의무에 우리 모두 함께해야 한다”며 민족화해센터의 발걸음을 축하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축사에서 “남과 북의 협력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민족화해센터는 남북 간 이해와 소통의 출발점이자 진정한 남북 통합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