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목구 초대 대목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蘇) 주교(1792~1835)가 공식적으로 ‘하느님의 종’이라고 불리게 됐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10월 12일 교황청 시성부로부터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에 대해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승인받았다. 이는 시복 안건 추진에 장애가 되는 것이 있는지 시성부에 묻는 절차를 말한다. 이로써 모든 사전 검증 절차를 마치고, 브뤼기에르 주교가 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시복 추진 대상자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호칭도 ‘하느님의 종’으로 부르게 된다.
‘장애 없음’ 승인으로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 안건은 순교자 안건이 아닌 최양업 토마스 신부와 같은 증거자 안건이다. 따라서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역사와 고문서 전문가 위원회를 통해 브뤼기에르 주교의 문서 증거를 조사 수집해서 그의 영웅적 덕행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한 현양과 홍보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교황청 시성부의 ‘장애 없음’ 승인은 교구에서 시복을 추진할 때 거치는 외부 검증 절차에 따른 것이다. 시복 추진 시 두 번의 외부 검증을 해야 하는데, 첫 번째는 지역 주교회의에 안건 추진의 적절함에 대한 자문(동의)을 구하는 것이다.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 안건은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 동의를 받았다. 두 번째는 교황청에 시복 안건 추진의 결격 사유 여부를 묻는 절차다. 이때 지역 주교회의 자문 결과도 첨부한다.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대목구를 계승하는 서울대교구의 초대 교구장이다. 박해로 어려움을 겪던 당시 신자들은 로마 교황청에 서양 선교사 파견을 요청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모두 주저하고 있을 때 당시 태국 시암대목구 부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 선교를 자원했다. 그 후 1831년 조선대목구가 설정되면서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의 초대 대목구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브뤼기에르 주교는 중국을 거쳐 조선 입국을 시도했지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누적된 피로와 병으로 인해 선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