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계 곳곳 ‘빨간불’, 근본적 사목 대안 고민할 때

이승환
입력일 2024-04-30 수정일 2024-04-30 발행일 2024-05-05 제 339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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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회 통계 2023」는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엔데믹 선언과 함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2022년 11.8%였던 주일 미사 참례율은 1.7% 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했고, 영세자도 전년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견진·병자·고해 등 성사 건수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으로의 온전한 회복은 더디다. 감염병 전후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2019년 통계와 비교하면 주일미사 참례는 74.5% 수준. 견진·고해 등 여타 성사 활동도 60~80% 회복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주일미사를 충실히 참례했던 신자 4명 중 아직 돌아오지 않은 1명을 성당 울타리 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사목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65세 이상 비율이 26.1%라는 통계가 보여 주는 신자 고령화는 교회가 맞닥뜨린 또 다른 과제다. 향후 5년 내 65세 이상 연령대에 접어들 60~64세 신자가 58만여 명으로 전체 신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면 고령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사목자들의 연령 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새 신부는 10년간 가장 적고 신학생 수는 줄어든 반면, 원로사목자 비중은 크게 늘고 있다. 사제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가시화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저출생 고령화는 교회에 더욱 빨리 찾아왔다. 사실 이 문제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이 예견됐다.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단순히 실버대학 몇 개 늘리고, 원로사목자 숙소를 짓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더 본격적이고 근본적인 사목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