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후 네 번째 회칙…"예수 성심에 대한 신심 되찾아 세상의 형제자매들을 사랑할 것" 촉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3년간에 걸친 시노드 여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예수 성심과 그분의 인류에 대한 사랑을 담은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를 반포했다.
교황은 탐욕과 전쟁에 대해 ‘비정’(heartless)하고 무관심한 세상, 그리고 그리스도의 무한한 사랑에 마음을 열기 위해 선교적 기쁨을 되찾아야 하는 가톨릭교회를 위해, 10월 24일 자신의 네 번째 회칙을 반포했다.
총 2만 8000자 분량의 회칙에서 교황은 “우리 모두는 마음(heart)의 중요성을 다시 발견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한 사랑”에 대한 이 회칙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성심에 대한 신심을 되찾고, 이를 통해 교회와 세상의 형제자매들을 사랑할 것을 촉구했다.
새 회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네 번째 회칙으로, 지금까지 교황은 「신앙의 빛」(Lumen Fidei, 2013),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015),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 2020) 등 3편의 회칙을 발표했다.
교황은 새 회칙이 이전의 두 사회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모든 형제들」과 함께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새 회칙은 사회 회칙의 가르침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의 만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운다”며 “그 사랑의 물을 마심으로써 우리는 형제애를 맺고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하며,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모든 것이 사고 팔리는 세상에서, 사람들의 가치는 점점 더 돈의 힘으로 축적할 수 있는 것에 달려 있다고 느낀다”며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우리를 이 미친 추구에서 자유롭게 하고, 우리 세계에 마음을 되찾아주며 사랑의 능력을 상실한 곳에 사랑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별히 시노드 폐막을 앞둔 시점에서 새 회칙을 발표함으로써 시노드 대의원들과 전 세계 주교들에게 또 한 가지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교황은 “교회 또한 그 사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이 “오래된 구조나 과도한 개인적 생각과 의견, 또는 여러 형태의 광신주의로 대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 장으로 구성된 회칙은 성경과 이전의 교도권 문서들, 성인과 예수회원들의 저술 등에서 발췌한 묵상들을 통해 전통적인 예수 성심 신심을 교회 전체에 다시금 제안하고 있다.
1장에서는 ’진정한 진실의 자리‘인 마음의 중요성을 재발견할 것, 2장에서는 예수 성심이 우리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상징하는 가장 깊고 개인적인 원천이며 복음 선포의 핵심임을, 3장에서는 예수 성심 신심이 예수 그리스도 전체에 대한 경배임을 가르친다.
또한 4장에서는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를 비롯한 성인과 예수회원들의 성심 공경에 대한 가르침을 전하고 마지막 5장에서는 예수 성심 신심이 공동체적이고 사회적이며 선교적 차원을 포함함을 강조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