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 이하 서가연)가 본당 공동체에 직접 방문해 전문 연극을 선보이는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가연은 12월 4일엔 서울대교구 우이성당에서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연극화한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를 공연했다. 연극은 주인공 마르틴이 자신에게 닥친 여러 비극으로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던 상황에 성경을 읽고 하느님과 만남을 경험해 사랑과 희망을 찾아 다시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서가연을 초청한 우이본당 주임 박준호(바오로) 신부는 “본당 꾸리아 연차 총 친목회같은 신자들을 위한 친목 모임을 연말에 추진하는데, 어르신들이 모이기가 갈수록 힘들어져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역에 평소 연극을 접하기 힘든 어르신들도 꽤 있어 수준 있는 연극을 다 함께 즐기고 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주일학교 학생들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신자들이 이날 연극을 관람했다. 연극이 시작되자 배우들의 열연에 신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연극에 다 함께 배우들의 율동을 따라 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박장대소하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연극을 본 김영화(리베르따) 씨는 “연기도 너무 잘하시고, 살아가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등장인물들 모습에 신앙인으로서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서가연은 2022년 수원교구 분당구미동본당을 시작으로 극장에서나 볼 법한 전문 연극을 신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공연에 출연한 우기홍(미카엘) 배우는 “매년 큰 작품들로 극장에서 관객들을 초대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문화’로 교회 공동체를 회복시킬 순 없을까 고민하던 중 시작하게 됐다”며 “이번 연극 외에도 <강완숙 골룸바>, <재수탱이 시몬> 등의 작품들을 서가연 내 각 팀이 나누어 섭외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가연은 12월 남은 기간 서울대교구 방학동성당과 공릉동성당에서 올해 마지막 ‘찾아가는 연극’ 일정을 마무리한다.
더불어 서가연은 2025년 본당 공동체에 선보일 만한 다양하고 새로운 연극을 구상하고 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