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소 신자들에게 배우는 점

박지순
입력일 2025-02-26 08:59:22 수정일 2025-02-26 08:59:22 발행일 2025-03-02 제 3431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Second alt text

원주교구 공소사목협의회 2025년 정기총회가 배론성지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에서 2월 20일 오후 2시 시작해 다음날 오후 1시경 끝났다. 1박2일 일정이지만 시간으로 치면 만 하루 동안 진행된 자리였다.

첫날 취재를 하면서 기자에게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 공소사목협의회 박종섭(힐라리오) 회장이 공소별로 참석자를 소개하는 순서였다. 원주교구 36개 공소 명칭을 하나하나 부르며 참석 인원 수를 말했다. 공소 명칭을 부르긴 했지만 “참석 못하셨습니다”라고 말한 곳도 10여 군데나 됐다. 공소 신자들 대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보니 정기총회 장소까지 차를 운전할 사람이 없으면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사례가 많았다. 공소 신자들 중에는 동해안 지역에서 버스와 기차를 몇 번씩 갈아타고 배론성지까지 온 분들도 계셨다.

대도시에 거주하며 집에서 가까운 본당에 다니고 있는 신자들은 공소라는 말만 들어 보았을 뿐 공소의 실재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듯하다. 공소 신자들은 대도시 본당 신자들에 비하면 외형적으로 아주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사제를 대면할 수 있는 기회도 한 주일 혹은 두 주일에 한 번 미사 봉헌하는 때가 거의 전부다.

기자는 원주교구 공소사목협의회 2025년 정기총회 자리에서 비록 짧은 시간 동안 공소 신자들과 대화를 나눴지만 그분들에게서 한국천주교회 신앙의 원류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한국천주교회 역사의 뿌리와 전통을 찾아가다 보면 공소가 등장한다.

공소는 과거에 비해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한국천주교회의 커다란 자산이고 신앙의 모범을 제시한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