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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순례」…교회에 ‘시노달리타스’ 적용 위한 제안

이주연
입력일 2025-03-19 09:17:19 수정일 2025-03-19 09:17:19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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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위기 속 새로운 복음화 위해 사목 경험으로 해법 제시
한민택 신부 지음/364쪽/2만원/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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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 기간 중인 2023년 10월 27일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는 대의원들. CNS

2024년 10월 27일 3년에 걸쳐 진행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폐막됐다. 시노드가 진행되는 동안 ‘시노달리타스’는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교회가 가장 큰 관심사로 대두된 주제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막 미사에서 시노드 정신이 ‘열린 교회’를 지향하는 것임을 천명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분위기는 과거에 한 번 다뤘던 이야기 정도로 치부되는 면도 없지 않다. 관심과 열정이 시들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고, 이제 그만하자고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시노드 여정 안에서 신앙인들은 무엇을 깨달아야 하며, 시노드의 지향점을 어떻게 삶 안에 적용해야 할까.

열린 교회와 신학을 지향하는 수원가톨릭대 교수 한민택(바오로) 신부가 펴낸 이 책은 그간 교회 잡지에 기고했던 글과 미발표 원고를 ‘시노달리타스’라는 주제로 묶은 것이다. 저자는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교회의 희망을 보았다”고 고백하면서, “시노달리타스가 단순히 하나의 ‘현상’이 아닌, 그리스도인들이 나아가야 할 길이자, 살아내야 할 중요한 화두”라는 것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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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신학 분야와 사목 현장에서 필자가 접한 다양한 주제를 시노달리타스를 중심으로 재구성했기에, 시노드 이후 시노드 과제들을 일상화하고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 의미가 돋보인다. 신흥-유사종교, 교회 내 소통, 청소년 신앙, 유아세례, 소공동체, 코로나19 감염병, 복음선교 등 오늘날 사목 현장에서 고민하는 현실적이고 시급한 문제들을 기초신학자의 시각에서 교회 정통 가르침에 따라 시의적절한 언어로 설명했다.

저자는 시노달리타스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적용하고 실천할 여러 제안을 제시한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앙생활에 주목하면서, “이전부터 지적돼 온 신앙의 위기 속에 ‘새로운 복음화’를 통해 교회 존재의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 보편 교회는 이제 ‘시노달리타스’에서 새로운 해법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아울러 시노달리타스 정신이 교회가 세상 속에서 선교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있으며, 교회의 각 구성원이 하나 되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또 “그리스도교가 인간의 구체적인 삶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복음화의 장소, 신학의 장소가 교회만이 아닌 세상 한가운데에, 삶의 현실이어야 한다”고 밝힌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현재 교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공의회 이전의 가르치는 교회-배우는 교회의 구분, 상명하달식의 일방적 신앙 전달에서 벗어나 세상 한가운데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현실은 교회에서 배운 교리와 지킬 계명을 적용하고 실천할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이 펼쳐지는 창조의 자리, 창조의 시간”임을 언급한 저자는 “이러한 방향 전환이 없다면 시노달리타스, 신앙 감각, 보편 사제직은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제목처럼 이 책은 시노드를 통해 본 희망의 이야기다. 저자는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 순례를 떠나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희망 그 자체”라고 말한다. 교회 쇄신을 위한 희망과 열정을 찾으며, 교회 안팎으로 복음화를 전하는 모든 이에게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이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추천사에서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교적 쇄신 의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에 새로운 선교 열정이 불타오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