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버끄리를 안은 소녀
Pakistan, 2011.
아침에 일어난 소녀가 맨 먼저 하는 일은
어린 버끄리들을 꼬옥 안아주는 일이다.
아픈 데는 없는가, 젖은 잘 먹었는가, 소녀는 금세 안다.
“우리 동네 버끄리는요, 제가 안아주면 나아요.
많이 아픈 애들은요, 밤에 안고 자면 다 나아요.”
어디 동물뿐이겠는가. 수많은 고통 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은 나 홀로 버려져 있다는 느낌,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세상을 다 가졌어도 진정 사랑이 없고 우정이 없다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