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시작 이후 처음 감독 초청…<광천동 김환경> 관람 후 관객과 대화 시간 마련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특별위원회(위원장 양두승 미카엘 신부, 이하 JPIC)가 매월 기후·환경위기 등 사회문제가 반영된 영화상영회 ‘기후변화 씨네톡’을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4월 17일 열린 상영회에는 감독을 직접 초청해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작은형제회 JPIC와 (사)푸른아시아는 4월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7층 체칠리아홀에서 영화 상영 프로그램 ‘기후변화 씨네톡’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재개발이 확정된 광주광역시 광천동 시민아파트의 모습을 그린 박동희(바오로) 감독의 <광천동 김환경>이 상영됐다.
<광천동 김환경>은 영화를 공동 연출한 김환경 감독이 직접 시민아파트에 입주해 아파트의 ‘마지막’ 주민들과 겪은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상영 후에는 관객들과 감독의 대화 시간도 있었다.
영화는 출연자 김 감독이 시민아파트 매물을 부동산에 문의하는 과정부터 세세하게 그린다. 관리인이 없어 관리비도 없는 곧 철거될 아파트에 입주하겠다는 김 감독을 의아하게 여기는 부동산 업자들부터 아파트 이웃들의 반응까지 정겨우면서도 익살스럽게 전한다.
영화는 남아 있는 아파트 주민들을 통해 광주라는 도시와 민주화 운동 역사가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에 고스란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아파트는 빈민·민주화 운동가이자 광천동 ‘들불야학’의 핵심이었던 김영철 열사, 윤상원 열사 등이 거주했던 곳이다.
박동희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중 “시민아파트는 광주 민주화 운동 역사관 조성이 계획된 ‘나’ 동을 제외하고 철거가 확정돼 입주민이 모두 나간 상태”라며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곧 사라지고 단절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 중 하나인 시민아파트와 주민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영화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씨네톡은 작은형제회 JPIC가 푸른아시아와 함께 2018년부터 매월 개최하는 영화 상영회다. 푸른아시아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네트워크로, 재생에너지 연구와 보급, 나무심기사업 등을 해오고 있다.
JPIC 위원장 양두승 신부는 “신자·비신자 가리지 않고 기후 위기를 알리자는 차원에서 상영회를 시작해 최근에는 더 폭넓은 주제의 영화를 다루기도 한다”며 “씨네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후원자들 덕에 잘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이가 기후 위기를 비롯한 여러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5월 기후변화 씨네톡은 내달 15일 열린다. 기후위기로 인한 각종 자연재해를 일반인들이 생생하게 촬영한 영화 <더 히어 나우 프로젝트>(THE HERE NOW PROJECT)가 상영된다.
※ 관람 문의 : https://climate-cinema.imweb.me (기후변화 시네톡)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