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혈기왕성한 중학생이에요. 1년 전 친구들과 일명 ‘야동’을 봤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찾아보게 돼요. 이제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다운을 받아 야동을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해요. 이정도면 심각한 거죠? 중독일까요? 그리고 요즘 성범죄다 뭐다 해서 방송에 많이 나오고, 아동·청소년 보호법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들었어요. 그러니까 더욱 걱정이 됩니다. 수녀님, 저, 괜찮은 걸까요?
A. 우리 친구는 야한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어 현재 즐겨 시청하고 있는데 마음이 불편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뭔가 죄를 지을 때처럼 수치심을 느끼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우리 친구가 스스로의 행동에 있어서 문제를 발견한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기에는 성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짜증이 나는지도 모르겠는데 짜증을 내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해결책으로 야동을 대놓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기도 하지만, 몰래 방에서 혼자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족들이 언제 부를 지 알 수 없고, 또 가족이다 보니 방문을 예고없이 벌컥 열 수 있어서 불안한 상황에서 야동을 보아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불안을 가중시키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야동은 우리 영혼과 정서에 어떤 도움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인간의 약한 부분을 자극해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작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동을 보고 난 뒤의 정서는 뭔가 찜찜하면서도 또 보게끔 유도합니다. 반복해서 보다가 자칫하면 중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동청소년보호법에 의하면 19세 미만의 대상이 나오는 음란물(애니메이션도 포함)을 제작 또는 유포는 물론이고 다운받은 흔적만 있어도 벌금 또는 징역형을 받게 됩니다.
남녀공학에 다니는 여학생이 남자애들은 쉬는 시간에 모여서 야동을 본다고 말을 하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또 남자 고등학교에서는 야동 보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분명 미성년자는 볼 수 없게 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어떤 심리학자가 실험을 했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그룹은 외딴 섬에서 음란물에 노출시키지 않고 교육을 하였고, 한 그룹은 음란물을 접하는 것을 방치하고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몇 십 년이 지난 뒤에 추적해서 조사해 보니 음란물에 노출되어 성장한 그룹의 사람들 중 범죄자가 유의미하게 많았다고 합니다.
좋은 습관은 덕이 되지만 나쁜 습관은 악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많은 것을 보고 접해서 안목을 넓히고 여러 가지 잠재력을 개발시켜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정서와 영혼도 성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야동을 보는데 여유의 시간을 모두 사용한다면 심장과 뇌는 작고 성기만 큰 아름답지 않은 조합이 될 수 있습니다.
야동을 보는 것이 자제가 안 된다면 컴퓨터를 어른들이 있는 장소로 옮기고, 19세 금지 동영상 및 사진은 다운로드 제한을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핸드폰도 마찬가지로 19세 금지 동영상 및 사진 다운로드 제한설정을 합니다. 그리고 야동을 보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만듭니다. 운동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도움을 받는다고 제가 일하고 있는 의정부교구 백석동본당의 중학교 친구들이 알려 주었습니다. 축구같이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는 운동을 하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피곤해서 얼른 잠자리에 들게 되어 야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합니다. 또한 주일학교 동아리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면 또래와 친교문화를 만들 수 있고, 하느님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우리 영혼이 골고루 발달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한 우리 친구가 영육 간에 균형을 이루며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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