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유언 공개…"특별한 장식 없이 ‘Franciscus’ 이름만 새겨 달라"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2022년 6월 29일자로 작성된 유언에서 교황은 “내 육신이 부활할 날을 기다리며 로마 성모대성당(Papal Basilica of Saint Mary Major)에서 쉬게 해 주길 청한다”며 “무덤에는 특별한 장식 없이 ‘Franciscus’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원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유언장 전문.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의 이름으로, 아멘.
저의 지상 삶이 저물어 감을 느끼며, 영원한 생명에 대한 굳은 희망 안에서, 제가 묻힐 자리에 대한 마지막 바람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는 언제나 저의 삶과 사제직, 주교직을 우리 주님의 어머니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께 맡겨드려 왔습니다. 그러므로 제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교황 대성전인 성모대성당에서 쉬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저는 제 마지막 지상 여정이 이 유서 깊은 성모 성지에서 끝나기를 바랍니다. 저는 모든 사도 여정의 시작과 끝마다 이곳에 들러 기도하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저의 지향을 온전히 맡기고 그분의 자애로운 모성적 보살핌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저의 무덤은 앞서 언급한 교황 대성전의 파올리나 경당(로마 백성의 구원 경당)과 스포르차 경당 사이에 있는 측면 회랑의 안치 공간에 마련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이는 첨부 자료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무덤은 지면 아래 있어야 하며, 단순하고 특별한 장식 없이 ‘Franciscus’(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새겨져 있어야 합니다.
제 무덤을 마련하는 데에 드는 경비는 한 은인의 후원금으로 충당할 것입니다. 저는 이미 그 후원금을 성모 대성전으로 송금하도록 조치해 놓았고, 이 리베리오 의전 사제단 특별 책임자인 롤란다스 마크리카스 몬시뇰에게 적절히 지시했습니다.
저를 사랑해 주셨고 저를 위하여 계속 기도해 주실 분들에게 주님께서 마땅한 상급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제 삶의 마지막에 맞이하는 고통을, 온 누리의 평화와 만민의 형제애를 위하여 주님께 봉헌합니다.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2022년 6월 29일
프란치스코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