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주 복음화의 사도들」 집필 박재형 작가

이승환
입력일 2024-04-01 수정일 2024-04-08 발행일 2024-04-14 제 338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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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복음화 헌신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사제 13명의 이야기 담아
“헌신한 선교사들의 삶 새겨 신자들도 신앙의 불꽃 더 활짝 피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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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씨는 “이 책이 하느님 나라를 제주에 건설하려는 신부님들의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진 이승환 기자

“제주 복음화를 위해 헌신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님들의 발자취를 더 깊이 알고 모범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그 삶을 새겨 우리 신자들도 신앙의 불꽃을 더 활짝 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1일 제주교구가 발간한 「제주 복음화의 사도들 –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님들」을 집필한 박재형(프란치스코·72·제주 중앙주교좌본당) 작가는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님께서 90여년 전 이곳 제주에서 고난의 시기를 신자들과 함께 하며 활동하신 골롬반 신부님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취지로 전기 집필을 요청하셨다”며 “자료조사와 집필 과정은 지난했지만 한편으로 신부님들의 열정과 희생정신을 깊이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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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부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소개, 2부는 선교회의 한국 진출과 골롬반 신부들의 제주 선교, 일제강점기 수난을 담았다. 이어 ‘제주에서 하느님의 사명을 다한 신부님들’이라는 제목의 3부에서는 제주에 머물렀던 70명의 골롬반 선교사 중 지역 복음화에 크게 기여한 13명의 신부를 상세히 소개했다.

초대 제주지목구장 헨리(현 하롤드) 대주교를 비롯해 항일 운동에 참여하다 일본군에 붙잡혀 형무소에 끌려갔던 라이언(나 토마스) 신부, 고향인 아일랜드보다 제주에 더 오래 살며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한 맥그린치(임피제) 신부 등의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집필에 들어간 박 작가는 “골롬반 신부님들의 행적을 찾아 신자들을 만나면서 ‘노인 한 사람이 돌아가시면 박물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 사실임을 느꼈다”며 “5~10년 전 준비했더라면 더 충실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박 작가는 1983년 ‘아동문예’에 동화, 2022년 월간 ‘문학’에 시로 등단한 문인이다. 초등학교 교사 정년퇴임 후 현재 집필과 글쓰기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삶의 희망을 준 목자 맥그린치」(1991, 2005)와 「수도자의 삶을 살다간 독립운동가 제주교육의 선구자 최정숙」(2009, 2016, 2019), 「하느님의 종 라크루 신부」(2021) 등 제주 교회 대표 인물들의 전기도 집필했다.

박 작가는 “골롬반 신부님들은 세간살이라곤 야전용 침대와 미군 담요뿐이었던 절제와 청빈의 삶을 사셨고, 초상이 났을 때는 발 벗고 나서 장례 의식에 최선을 다하고, 레지오 회합 후 신자들과 2차 주회를 즐기며 문화가 낯선 제주에서 조화롭게 사목하려 노력하셨다”며 “책이 하느님 나라를 제주에 건설하려는 신부님들의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주교구는 「제주 복음화의 사도들 –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님들」 500부를 제작, 전국 각 교구와 가톨릭교회사 연구기관, 교구 내 각 본당과 공소, 가톨릭 관련 대학과 제주 소재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