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 오월걸상위, 4월 2일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서 제막식 제주 밖 육지에 세워진 최초의 4·3 조형물…제주 서귀포 ‘오월걸상’에 화답, 100% 시민 모금으로 마련 김희중 대주교, “두 지역 연대 통해 국민 모두 동포애와 애국심 공유 계기 되길”
제주 4·3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4월걸상’이 광주에 세워졌다. 제주 밖 육지에 세워진 최초의 4·3 조형물이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공동대표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는 4월 2일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4월걸상’ 제막식을 열었다. 제76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행사에는 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 박병규 광산구청장, 제주4·3희생자유족회, 5·18기념재단, 오월어머니회 회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4월걸상’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강문석 작가 작품으로 작품명은 ‘민중의 힘’이다. 제주 4·3 학살을 상징하는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하고 꺾인 총알 아래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놓았다.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몽돌은 작아졌지만 결국 민중의 힘이 모여 제주 4·3의 폭력을 견디고 이겨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제주 4·3의 상징인 동백꽃을 동선으로 각인했고 곁에는 ‘제주 4.3, 오월 광주’라는 글귀를 새겨넣었다.
4월걸상 건립 비용은 100% 광주시민들의 모금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5월 제주도민들이 마음을 모아 광주 5.18을 기억하는 ‘오월걸상’을 제주 서귀포시청 앞에 세운 것에 화답하고자 광주시민들이 이번 조형물 설치에 힘을 보탰다.
김희중 대주교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어떠한 지역에서라도 부당하게 광주 5·18과 제주 4.3 같은 국가폭력이 자행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광주와 제주의 연대를 통해 국민 모두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동포애와 애국심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강우일 주교는 축사를 통해 “제주에 광주 오월걸상을 설치하고, 광주에 제주 4월걸상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 역사 안에 자라온 폭력의 확산과 승계를 차단하고 인간 존중과 평화의 연대를 강화하는 희망찬 상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권연대는 광주 5·18 정신을 전국화·현재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3월 20일 ‘오월걸상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현재까지 부산, 목포,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앞, (구)경기도청 앞, 마석 모란공원 입구, 서귀포시청 등 전국 여섯 곳에 오월걸상을 세웠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