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종교간 대화 헌신 기소 추기경 선종

박영호
입력일 2024-12-02 수정일 2024-12-02 발행일 2024-12-08 제 342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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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의 종교간 대화를 이끌어온 아유소 기소 추기경이 11월 25일 향년 72세로 선종했다. 기소 추기경이 2023년 11월 1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7차 불교-그리스도교 콜로키움에서 불교 대표와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이 11월 25일 향년 72세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선종했다.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는 평생을 종교간 대화에 헌신했고, 특히 가톨릭교회와 이슬람 수니파와의 관계를 정상화한 공로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기소 추기경은 1952년 스페인 세비야에서 태어났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종교 전통과 문화가 독특하게 조화를 이룬 세비야의 문화적 유산은 그의 종교간 이해의 감수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법학을 공부하다가 성소를 느낀 그는 1973년 예수 성심의 콤보니 선교회에 입회, 1982년 사제품을 받고 로마에서 아랍어와 이슬람학을 공부했다. 이집트 카이로와 수단에서 선교사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2년까지 아프리카에 머물며 선교활동을 했으며 아랍이슬람연구소(PISAI) 소장을 역임했다.

2019년 추기경 서임과 함께 당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으로 임명된 그는 가톨릭과 이슬람, 힌두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 공동체와 가톨릭의 종교간 대화를 이끄는 중심인물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 전문에서 “그는 모든 사도적 활동에서 언제나 온유와 지혜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고, 민족과 종교 간 형제애를 위해 헌신하려는 열망에 이끌렸다”고 말했다.

알아즈하르 대이맘 아흐마드 알타예브는 기소 추기경의 선종에 애도를 표시하고, 그의 헌신적 인간애와 알아즈하르 및 무슬림 원로회의와의 협력을 기렸다. 이탈리아 불교연합 또한 추기경의 업적을 기리며 종교 간 대화의 지속적인 추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