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나이가 들거나 병약해지면, 두 가지 현상이 해가 뜨고 지는 것만큼이나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첫째, 어떤 사람들은 다음 교황에 대해 추측하기 시작할 것이고, 둘째, 다른 사람들은 이에 대해 심기가 불편해질 것이다.
이러한 불쾌감은 현 교황이 생존해 있는 동안 다음 교황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하거나 부적합하다는 경건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이러한 추측은 보통 현 교황의 이념적 반대자들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 시절에는 좌파 가톨릭신자 사이에서 더 활발했으며, 오늘날에는 주로 우파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지난 12월 12일 공개된 새로운 프로젝트인 ‘추기경단 보고서’(Cardinalium Collegii Recensio, collegeofcardinalsreport.com)와 관련해 다시금 떠오르는 주제이다.
이 웹사이트는 현재 253명의 추기경에 대한 전기적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유력한 교황 후보(papabile)로 거론되는 22명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여성 부제, 동성 커플 축복, 사제 독신제, 라틴 전례 미사, 교황청-중국 관계, 그리고 ‘시노달리타스’ 같은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두었다. 예상대로, 이 사이트에 대해 이미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사이트가 불경스럽거나 이념적으로 우파로 치우쳐 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반대에 대한 최선의 답변은 아마도 ‘그냥 넘어가자!’ 일 것이다. 차기 교황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결코 불경스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필수적이다. 교황직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 파워’로, 가톨릭신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 이 소프트 파워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책임하고 심지어 태만한 태도일 것이다.
2002년, 필자는 「콘클라베」(Conclave)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 책에서는 당시의 유력한 교황 후보 20명을 프로필로 다뤘다. 일부 불만을 가진 가톨릭신자들, 주로 보수주의자들이, 이러한 추측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무력한 존재로 만들려는 시도라며 불평했지만, 그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 더 중요한 점은, 내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나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유권자들과 대중이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정보를 가장 열심히 소비하는 사람들이 바로 추기경들 자신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과 동료들이 어떻게 평가받는지에 대해 단순히 호기심이 많아서뿐만 아니라, 다음 교황을 선출하는 투표가 아마도 그들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기 위해 이러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더 넓게 보아, 전 세계 가톨릭신자들은 차기 지도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관심을 충족시키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교황직에 대한 최고의 존경을 나타내는 행위다.
결론적으로, 다음 교황을 예상하는 것이 심각한 죄악이라는 오래된 비난은 이제 버려야 한다. 그것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교황직은 중요하며, 그 미래에 대해 우리는 모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제 두 번째 비판, 즉 이번 프로젝트가 보수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에 대한 가장 명확한 반응은 아마도 ‘그래서 뭐?’ 일 것이다. 맞다, ‘추기경단 보고서’는 상당히 우파 성향이다. 라틴어 사용부터가 이를 암시한다. 그들이 선정한 주요 이슈들은 전통주의자들의 고정 관념을 반영하며, 교황 후보 목록도 때로는 우파 가톨릭 환상에 더 가까워 보인다. 예를 들어,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 후보라니?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솔직히 말해서 중요하지 않다. 이 사이트는 치우친 면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유용한 정보가 많으며, 이를 참고함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언론인 에드워드 펜틴과 다이앤 몬타냐는 로마 현장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보수적이지만 똑똑하고 성실하며 정보력이 뛰어난 이들이다. 따라서 그들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펜틴과 몬타냐가 차기 교황 논평에 독점권을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누군가 더 나은 자료를 제작하는 것을 막는 것은 ‘이러한 논의가 무례하다’는 터무니없는 생각뿐이다.
이제 이 문제를 진정시키기 위한 제안을 하나 하자. 다음 교황 논의에 흥분하는 사람들과 이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새 영화 <콘클라베>를 보러 가는 것이다.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영화의 터무니없는 비현실성, 만화 같은 캐릭터들,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말은 양측이 모두 비웃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이러한 공유된 비판도 하나의 연대의 기초가 될 수 있다.
글 _ 존 알렌 주니어
교황청과 가톨릭교회 소식을 전하는 크럭스(Crux) 편집장이다. 교황청과 교회에 관한 베테랑 기자로, 그동안 9권의 책을 냈다. NCR의 바티칸 특파원으로 16년 동안 활동했으며 보스턴글로브와 뉴욕 타임스, CNN, NPR, 더 태블릿 등에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