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하느님께 희망을 안고 기다린 신앙인, 엘리사벳

최용택
입력일 2025-01-08 16:41:31 수정일 2025-01-13 17:38:47 발행일 2025-01-19 제 3426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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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린이들의 친구인, ‘미키 마우스’를 창조한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01-1966)는 창고에서 어렵게 지내던 시절에 쥐를 모델로 미키 마우스를 창조했다. 디즈니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프랑스로 건너갔는데 미술관에서 많은 명화를 보았다. 이 체험은 훗날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전쟁 후 미국으로 돌아와 광고회사에서 일하다, 19세에 동료들과 낡은 창고를 빌려 만화사를 설립했다. 1919년 처음으로 만화영화를 만든 디즈니는 계속해서 만화영화를 제작했지만, 대공황으로 그의 회사는 한순간에 도산하고 말았다.

디즈니는 더러운 창고에서 지내면서도 사업을 구상하는데 몰두했다. 심심한 디즈니는 창고에 들어오는 쥐들에게 빵부스러기를 던져주었는데 한 마리가 유독 디즈니와 친해졌고 ‘모티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27세가 되던 해 빈털터리의 디즈니는 할리우드로 향하는 기차에서 아내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모티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사람들이 꺼리는 동물인 쥐를 유쾌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만드는 기발한 발상을 했다. 처음 이름은 ‘모티마 마우스’였는데 그의 아내 릴리안이 미키가 좋겠다고 해서 ‘미키마우스’가 탄생했다.

디즈니는 만화영화 <미키 마우스>를 제작했고 그 결과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디즈니랜드를 세워 오늘까지 미국의 대표적 명소가 되었다. 월트 디즈니는 나락에 떨어지고도 계속해서 기회를 기다리며 노력을 통해 끝내 성공을 거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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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사벳, 작자 미상 <성모의 방문> 중 일부

성모 마리아의 친척이자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은 한마디로 기다림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엘리사벳은 늦은 나이에도 아이를 갖지 못했다. 이스라엘 사회에서 자녀가 없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제약을 받는 치명적인 결함이 되었다. 

엘리사벳은 하느님의 은총을 기다리며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사람이 믿음을 갖고 진심으로 기도하면 하늘에 닿는다는 말처럼 기적처럼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로 늙은 나이에 자녀를 잉태했다.

성경에서 강조하는 하느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분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도 천사를 보내시어 인류의 구원을 약속하셨다. 마리아는 임신을 한 후 며칠 동안 험한 산길을 걸어 엘리사벳을 찾았다.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이라고 칭송한다. 

엘리사벳은 오랫동안 하느님께 기도드리며 응답을 기다렸던 인물이다. 믿음의 기다림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도할 때 즉시 응답이 없으면 실망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특히 고통의 삶이 지속될 때 우리는 신앙이 뿌리째 흔들린다. 엘리사벳은 하느님은 언젠가 우리의 기도에 꼭 응답하신다는 것을 증거한 인물이다. 

신앙은 희망으로 이어지고 사랑은 열매를 맺는다. 엘리사벳의 삶은 아무리 우리의 삶이 어렵고 힘들어도 하느님께 희망을 안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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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