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버지, 임신 사실 알고는 잠적 타국서 홀로 출산한 아기가 중환자 수술 받고 위기 넘겼지만 앞날 ‘막막’
“아가야, 엄마 보고 싶었지? 아프고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힘내주렴. 나중에 엄마가 품에 꼭 안아줄게. 우리 행복한 가족이 되자. 엄마가 정말 미안해, 미안해….”
애써 눈물을 참으며 건넨 엄마의 기도와 진심이 아기에게 전해졌을까.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누워있던 가냘픈 남자 아기는 힘겨운 모습이었지만 고개를 돌려 엄마의 눈을 쳐다보며 생긋 웃어 보이기도 했다.
1월 9일 부산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자신의 아기를 면회한 엄마 누엔타홍다오(35) 씨는 “그저 제 탓인 것만 같아 아기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에요”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베트남 출신인 누엔 씨의 아기 ‘누엔득만’은 지난해 9월 경남 창원의 병원에서 임신 34주 4일, 체중 1.34kg의 미숙아로 태어났다. 태어난 지 8일째 되던 날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과 피부 발진, 혈소판 감소 증상을 보여 경남 양산의 대학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괴사성 장결장염’ 진단을 받게 됐고 급속하게 온몸의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해 10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아기는 ‘회장루수술’, ‘공장간연결술’ 등 고난이도의 수술을 받은 끝에 현재 위기를 넘겼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받고 있다.
엄마 누엔 씨는 지난 2015년 베트남에서 결혼 소개 업체를 통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경기도 양주시에서 신혼 생활을 했다. 하지만 사랑 없이 결혼한 결과였을까? 자신을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정도로만 여기는 남편과 시댁의 정서적 학대 속에 행복할 수 없었고, 결국 2018년 이혼했다. 이후 비자가 연장되지 않아 미등록 외국인이 된 그녀는 경남 창원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베트남 출신 남성을 만나 아기까지 가지게 됐지만, 임신 사실을 알리자 남성은 연락을 완전히 끊어버린 채 자취를 감췄다.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누엔 씨는 결국 아기를 혼자 낳기로 결심했고, 공장에서 일을 계속하다 출산을 앞두고 퇴직했다.
누엔 씨는 고향 베트남에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월급 중 100만 원 이상을 고향으로 꼬박꼬박 송금했다. 그랬던 그녀였지만 아기의 치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했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못하는 아기의 치료비는 누적 1억 원을 넘어섰다.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지인과 몇몇 단체에서 일부 치료비를 지원했지만 태부족인 상태다.
그래도 누엔 씨는 아기를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그동안 저를 위해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 거예요. 아기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아기가 다 나으면 집에 빨리 데려가서 안아주고 싶어요. 베트남 가족들도 한국으로 와서 함께 웃으며 살 수 있을 그날이 오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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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