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심한 골격성 부정교합 등으로 고통받는 지적장애인 한현식 씨

박주현
입력일 2025-02-26 00:01:16 수정일 2025-02-26 00:01:16 발행일 2025-03-02 제 343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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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연령 6~9세 상태로 홀로 생활…돌봐줄 가족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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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에서 한현식 씨가 병원 치과 의료진 표성운 교수에게 치아와 턱 상태를 점검받고 있다. 박주현 기자

“도저히 잠을 못 잘 만큼 턱과 이빨이 아파요. 마구 으깨지는 느낌인데, 치료비가 없어서 매일 이 악물고 참아야 해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아픈 게 있어요. 아무도 저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지적장애 2급(지능지수 35 이상 49 이하)인 한현식(아오스딩·46·인천교구 부천 소사본당) 씨는 만성 치주염 및 골격성 3급 부정교합(심한 주걱턱)으로 매일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선천적으로 부정교합이 있었으나 세심하게 관리하거나 제때 치료받지 못해 치아우식증이 심해졌다. 그렇게 지난해 12월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을 찾았고, 대다수 치아 발치와 임플란트 수복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 씨는 “혼자서 너무 막막한데, 나조차 나를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그는 2006년 어머니를 췌장암으로, 2019년 아버지를 간경변으로 여의고 지적장애에도 고아로 홀로 살아가게 됐다. 정신연령으로 6세에서 9세 사이 수준으로 알려진 지적장애 2급은 단순한 일상생활 수행은 가능하지만 복잡한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해결, 추론, 추상적 사고, 학습 등 영역에서 결함을 보인다.

형과 누나가 있지만 그들은 한 씨의 일상생활을 돌봐주고 지원해 줄 가족이 아니다. 한 씨는 “형을 피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빚을 많이 졌던 형은 동생 한 씨와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금전을 요구했고, 아버지가 생전 소유한 아파트까지 팔아 부채 상환 및 개인 명목으로 썼다. 또 아버지 사망 후 한동안 한 씨와 함께 살면서 그를 협박해 정부 보조금과 근로 수입을 상습 갈취했고, 지난해 연락이 끊어졌다.

누나도 환자의 주 보호자 역할을 거부하고 있다. 이혼 후 한 씨와 다른 시에서 딸과 사는 그는 병원에서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수신 거부 상태다.

그렇게 홀로 내던져진 한 씨는 스스로 돌볼 수 없는 장애와 아픔에도 열심히 살아간다. 핸드폰 부품 공장에서 일하던 그는 공장 폐업 후 아버지가 생전 일하던 마트에 주 3회 정도 출근해 배달 및 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정상적 근로 수행이 미약하고 근로도 비정기적이라 급여가 매우 낮고, 마트 사장으로부터 간헐적으로 반찬과 일상생활 지원을 받는 형편이지만 그는 꿋꿋이 일한다.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치료비를 모으니까요.”

골격 정형 수술, 전체 치아 발치, 임플란트 및 고정형 보철 장치 마련 등 약 3500만 원의 치료비가 예상된다. 매달 생활비와 100만 원의 월세를 내고 나면 한 씨 혼자서 모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병원 치과 의사 표성운 교수와 허현아(요안나) 교수는 “온통 치석으로 덮였고 만성 치주염도 심하지만 부정교합이 너무 심해 수술을 꼭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병원 영성부원장 김범준(요한 세례자) 신부는 “턱뼈까지 건드려야 할 만큼 무거운 고통을 떠안은 한 씨는 지적장애인이자 고아라는 삼중고에 내몰렸다”며 “아픈 자녀일수록 더 눈물겨운 애정으로 돌보는 부모의 마음과 똑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다 같이 보여주자”고 부탁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5년 2월 26일(수) ~ 2025년 3월 18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