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를 수확하는 소녀
Burma, 2011.
버마의 3월은 사탕수수 수확이 한창이다.
키 큰 사탕수수밭을 날랜 전사처럼 누비며 검무를 추는 듯
섬세한 손놀림으로 종자를 수확하는 마 틴 짜우(17).
불볕 아래 거칠고 고된 하루 노동으로 1500원을 번다.
“이 줄기를 땅에 심으면 마디에서 수직으로 새싹이 돋아요.
첫 비가 내리면 키가 훌쩍 자라고 달콤한 설탕이 나오지요.
꿈결에도 흙에 묻혀 다시 돋는 푸른 바람 소리를 듣곤 해요.
그래서 전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아요.”
달콤한 설탕 한 알에 얼마나 많은 노고가 배어 있는지.
-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