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5월 4일 제15회 생명 주일을 맞아 과학 기술 시대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담화를 발표했다.
문 주교는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를 주제로 한 담화에서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앞세워 지켜야 할 가치는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술을 통한 인류 번영의 중심에 생명,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이 자리할 수 있도록 그들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 한다”고 당부한 문 주교는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복음의 기쁨」, 198항 참조) 없이 생명을 중심으로 한 인간 사회는 결코 세워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주교는 인공 지능 기술과 유전자 조작 기술, 합성 생물학 발전의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윤리적 고찰과 책임 있는 기술 발전이 바탕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문 주교는 “과학 기술이 단순히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발전하면 인간성을 상실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일부 정치인들은 조력 자살을 미화시킨 ‘조력 존엄사’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지속적으로 시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생명을 향할 것을 주문했다. 문 주교는 “과학 기술은 결코 가치 중립적이지 않으며, 그 쓰임 방식에 따라 사회와 인간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며 “무엇에도 양보할 수 없는 생명을 수호하며 희망의 표징이 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권고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