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은 한 아이의 세상 바꾸는 일”…두 아들 입양하며 인생의 전환점 맞아
“입양된 아이들은 어른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진 생명이에요. 입양은 한 아이의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5월 11일 입양의 날을 앞두고 만난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산하 입양 가족 공동체 가톨릭생명사랑가족모임(이하 모임) 회장 황보현(빈첸시아·인천교구 상3동본당) 씨는 입양의 의미를 말하며 입양 자녀를 위해 부부 공동체가 신앙 안에서 자녀와 함께 해야 한다고 전했다.
황 씨는 남편과 함께 입양으로 얻은 두 아들과 가정을 이루고 있다. 황 씨는 결혼 후 여러 차례 임신에 실패해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 황 씨 부부의 입양 과정은 신앙 안에서 이뤄졌다.
“두 아이 모두 쌘뽈수도원 유지재단에서 운영하는 해성보육원에서 만났어요. 첫째를 맞이하기 전에는 1년 동안 태교하듯이 남편과 매일 아이를 위해 기도했어요. 기도 덕분인지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며 잘 자라줬어요. 남편이 둘째를 데려오자고 제안했을 때 새로운 아이를 맞이하는 게 두려워 거절했어요. 그런데 그날 주일미사를 드리고 말씀 사탕을 뽑았는데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6, 20)고 적혀 있었어요. 그 말씀을 보니 하느님께서 걱정하지 말라고, 다 키워주신다고 데려오라고 하시는구나 생각했어요.”
황 씨는 두 자녀를 키우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입양이든 출산이든 방법은 상관없이 사랑하고, 같은 자리에 있을 뿐이다. 황 씨는 모든 게 하느님의 사랑 덕이라고 말하며, 자녀들의 신앙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희 부부는 신앙 교육에는 타협이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먼저 신앙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아이들이 그걸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요. 첫째는 성인이 된 뒤로 주일학교 중고등부 교사를 하고 있고, 둘째는 학생으로 있어요. 중고등부 미사에서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감사해요.“
황 씨는 한국입양홍보회 부천지부 대표, 홍보대사 등을 맡고 있지만 모임이 다른 단체들과 달리 친정 같다고 전하며 그 이유를 신앙에서 찾았다.
“모임이 신앙 공동체이기 때문에 10년 넘게 잘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달 같이 미사를 드리고, 성지순례와 봉사활동을 하면서 신앙 안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지도 신부님과 모임 가족들이 아이들을 너무 예뻐해 주셔서 아이들도 만나는 시간만 기다려요.”
황 씨는 모임에서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술을 배워 전문 마술사로 활동하는 등 입양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황 씨는 입양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라며 더 많은 입양 가정이 신앙 안에서 함께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입양 관련 단체에 다니다 입양 가정 중에 신자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더욱 많은 가정이 모임에 함께 하면서 신앙 안에서 서로가 든든한 방패가 돼줬으면 해요. 저희는 언제나 환영해요.”
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