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서울대교구 아버지학교 강동화 운영위원장
“아버지들의 인생 후반전 위한 피정”
서로 상황 나누며 공감대 형성
성 요셉 모범 본받는 노력 통해
권위 내세우기보다 사랑 실천
수료 후 가정 위기 극복 사례도
“가족들이 서로 손을 마주 잡은 채 축복기도를 하고 안아 주면서,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서울대교구 아버지학교 강동화(도미니코) 운영위원장은 2009년 서울대교구 아버지학교를 1기로 수료한 후, 당시 숙제였던 ‘축복기도와 안아주기’ 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마침 당시에 자녀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라 소소한 갈등을 겪으며 아버지 역할에 혼란이 있을 때여서 아버지학교가 큰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학교는 가르치는 내용을 배운다기보다 아버지로서 서로의 상황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또 가정으로 돌아가 실천하면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에게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사랑을 실천하면서 아내와 자녀들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지만 적게는 40년, 많게는 60년간 살아온 습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이를 위해 신부님과 선배 수료생들이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동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버지학교의 특별한 점은 수료생 중 많은 아버지들이 봉사자로 다시 참여한다는 것이다. 봉사를 하면서 지원자 때 풀지 못한 문제들을 깨닫게 되는 재교육 효과를 얻기도 하며, 실제로 개설할 때의 지원자들보다 봉사자들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강 위원장은 “9년 전 조장 봉사를 할 때, 이혼 위기까지 갔다가 마지막 시도로 아내가 신청해 만난 한 조원이 있었는데, 3~4주차부터 변화가 일어나 지금까지 가정을 지키며 아버지학교 봉사자로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학교는 아버지들의 인생 후반전 피정 시간이며, 좋은 아버지들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곳”이라며 “결국 이 모든 과정은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길을 따라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예수님의 양부이자 하느님의 자녀로서 아내와 아들을 기다리고 지켰던 요셉 성인은 아버지학교의 수호성인과 같은 분”이라며 “요셉 성인을 본받아 아버지이기 때문에, 또 남편이기 때문에 자녀들과 아내를 더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버지이기 이전에 인간이기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며 “가족 모두가 마음을 모으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이 성가정을 이루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