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재영 요한 세례자, 이하 정평위)가 5월 ‘뿔나팔미사’(월례미사)를 ‘간청하는 믿음을 지닌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로 봉헌했다. 미사는 5월 1일 최재영 신부 주례로 주교좌의정부본당 사적지성당에서 열렸다. 정평위는 혐오와 차별에 아파하는 성소수자 이웃과 그들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서로 힘이 돼주자는 취지로 이날 미사를 마련했다.
정평위는 사회교리 가르침을 전파하고 위원회 활동을 교구민에게 알리고자 매달 첫 수요일 ‘뿔나팔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해 사회적 참사의 기억, 남양주 수동 골프장 개발 반대운동을 통해 바라보는 생태 위기와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이번 미사는 특별히 세계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5월 17일을 앞두고 연대와 공감의 의미로 열렸다.
미사에는 주로 교구 신자들을 중심으로 성소수자부모모임(대표 홍정선 체칠리아, 이하 부모모임) 회원들, 성소수자 당사자들도 함께했다.
미사에는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나비(정은애 소화 데레사)가 이야기 나눔을 했다. 트랜스남성 아들(FtM)을 둔 어머니 나비는 한국에서 성소수자임이 알려지면 당사자들이 노출되는 각종 혐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혐오와 차별이 그렇게까지 아픈 것이냐’는 반문에 대해서는 “예”라고 답하며 “그 말이 칼이 돼 죽음에 이른다”고도 역설했다.
나비는 일부 개신교에서 ‘전환치료’라는 이름으로 성소수자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것을 언급하며 “의지로 성소수자가 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다면 ‘잘못되거나 힘들게 태어났으니 힘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까를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교회 안의 성소수자들에 대해서도 공감과 연대를 부탁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