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Youth Day’의 ‘Youth’를 ‘청년’으로 관행처럼 사용 행정적 어려움·위험 부담 등 여러 이유로 청소년 제외 공식 참가 기준은 15~35세…2027년 대회 명칭부터 재논의 의견 제기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공식 명칭인 ‘World Youth Day’(WYD)가 ‘세계청년대회’로 번역되면서 청년대회에 중·고등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지, 참가할 수 있다면 명칭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여 년간 WYD 참가국이었던 한국교회가 주최국이 되면서 관용적으로 사용했던 ‘세계청년대회’ 명칭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청년기본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청년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로 규정, 좁은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교구마다 규정하는 청년의 나이도 각각 다르다. 서울대교구는 청소년국 안에 청년부를 두고, 그 대상을 20~30대라고 구분하고 있으며 수원교구는 청년부를 35세까지의 청년들과 35세 이상의 미혼 청장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 ‘일러두기’에서는 “청소년의 연령을 어디까지로 한정 짓느냐는 문제는 각 교구의 사회 문화적, 정책적 특성상 가변적이기 때문에 청소년 사목 대상자에 관한 연령의 사목적 분류는 각 교구에 전적으로 위임해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World Youth Day’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5년에 발표한 교서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를 계기로 시작됐다. 평소 ‘젊은이의 교황’이라 불렸던 교황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보내며 젊은이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을 깊이 묵상하고 십자가의 영광과 부활의 기쁨을 세상에 증언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World Youth Day’를 제정했다. 이날을 기념하는 축제가 바로 ‘WYD’다.
한국교회는 1997년까지 ‘World Youth Day’를 세계청소년대회로 부르다가 2000년부터 세계청년대회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햇살사목센터 센터장 조재연(비오) 신부는 “2000년대를 전후하여 행정적 어려움, 보호자 없이 해외로 나가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 등 여러 이유로 청소년이 제외되기 시작한 것이 명칭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 양주열(베드로) 신부는 “영어 ‘Youth’에 대해 10대부터 30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정확한 우리말 표현이 없어 지금의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한다는 ‘World Youth Day’의 가치를 어떻게 알리고 공유하는 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World Youth Day’(WYD) 참가 기준은 15세 이상에서 35살 이하다. 15세 미만인 신자는 보호자 동반을 조건으로 참가할 수 있다.
조재연 신부는 “명칭이 세계청년대회로 바뀐 이후 중·고등학생 참가자가 줄었고, 행사의 부수적인 존재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명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World Youth Day가 모든 젊은이들이 복음화 사명에 동참하는 것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