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 중심 주일학교 환경캠프 등 다양한 교육·행사 마련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의식 고취
주일학교 신앙캠프로 분주한 여름,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주임 김주영 루카 신부)에서는 특별한 캠프가 열렸다. 8월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제1회 환경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갔다.
캠프를 기획한 단체는 구파발본당의 생태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이다. 지난해 1월 창단한 신생 단체지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나누는 자원순환장터와 플로깅, 그리고 어른 대상 생태영성학교,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한 환경 교육 등 환경보호와 관련된 행사들을 여러 번 치러냈다. 하늘땅물벗의 지속적인 활동은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어른과 어린이로 대상을 구분해 눈높이에 맞는 환경교육을 진행한 것도 도움이 됐다는 게 주임 김주영 신부의 설명이다.
김 신부는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장에 효과가 나타나길 바라며 크고 보여지는 행사를 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구파발본당은 성당 주변 생태를 탐방한다던가, 동네 쓰레기 줍기, 세대별 생태영성교육을 통해 작지만 반복적으로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구파발성당 로비에는 생태환경 관련 책 코너가 있고,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환경과 관련된 요소가 성당 곳곳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피조물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처음 열린 환경캠프지만 17명의 초·중학생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해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캠프 첫날, 미래의 에너지에 대해 알 수 있는 특강과 성당의 태양광 발전소를 견학한 학생들은 이튿날에는 ‘자원순환과 분리수거’ 주제의 특강을 듣고 생태환경 체험을 했다.
7일 열린 분리수거 조별대항전은 완벽하게 분리수거를 하기 위한 아이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페트병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스티커를 떼기 위해 두 손이 다 젖을 만큼 열심히 물을 뿌리기도 하고, 전단지 뒤에 붙은 자석을 미처 보지 못해 종이에 분류해 두고 탄식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번거롭고 귀찮은 작업이지만 내 손으로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는 뿌듯함은 아이들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하느님 말씀을 따라 무언가를 실천한 하루는 아이들에게 신앙 안에서 빛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선물하고 있었다.
캠프에 참가한 9살 정아인(플로라) 양은 “내 손으로 쓰레기를 깨끗이 분리하고 나니 뿌듯하고 재밌었다”며 “집에 가서 엄마한테 분리수거를 잘 하자고 말씀드리고, 매일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쓰레기를 씻어서 분리하는 일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하느님이 주신 창조물을 소중하게 아껴야 한다는 것을 본당 안에서 신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되는 역할을 하는데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