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30주년 도·농 한마당 잔치
가을걷이 감사미사 봉헌
나눔장터와 체험마당 마련
일상 속 창조질서 보전 다짐
생명의 밥상을 만드는 자리에 모인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 사랑을 나누고자 다짐했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이승현 베드로 신부)는 11월 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도·농 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잔치에 앞서 12시에 거행된 가을걷이 감사미사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올해 30년을 맞은 우리농 운동은 기쁨의 순간, 어려움의 순간이 공존했지만 중요한 것은 도시와 농촌 생활공동체가 서로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사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만나고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간”이라며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보편적인 사랑을 식탁 위에서 실천하는 일이 우리 교회가 실천해 오고 있는 우리농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최고의 가르침으로 제시해 주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식탁에서부터 우리 일상의 삶까지 모든 우리의 행위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러한 구체적인 행동을 표현하겠다는 결심을 이 미사 중에 함께 바치며 필요한 은총을 구하자”고 덧붙였다.
농부들이 ‘생명농업’으로 수확한 각종 농산물을 사고파는 나눔장터에서는 농산물뿐 아니라 사랑이 오갔다. 광주·전주·춘천·대전·청주·인천·수원·원주·안동·제주·의정부교구를 비롯해 성가소비녀회와 천주교농부학교가 나눔장터에 참여했다. 평소 도시의 소비자들과 만나기 어려웠던 농부들은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에 대해 설명하며 도시의 신자들과 생명밥상을 함께 만들어 나갔다.
나눔장터에서 대추와 사과, 가지 등을 구입한 김난현(체칠리아·서울대교구 염리동본당) 씨는 “매년 도농 한마당 잔치에 와서 농산물을 사가는데, 농민들이 직접 와서 판매하니 믿을 수 있고 맛도 있어서 올해도 지인들과 함께 찾았다”며 “생명농산물을 사는 작은 실천이지만 하느님의 창조질서 보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말했다.
창조질서를 보전과 일상을 연결시킬 수 있는 체험마당도 열렸다. 명동대성당 성모동산에는 삼베 수세미 뜨기, EM 활성액 제작과 활용법, 토종 보리와 밀 새싹 키우기. 면 생리대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생명밥상을 직접 만들어보는 떡메치기도 앞마당에서 열렸다. 첫 타자로 나선 정순택 대주교는 신명나는 떡메치기로 우리농 생명쌀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도·농 한마당 잔치에 참여한 박지원(미카엘라·서울대교구 사당동본당) 씨는 “농민들을 만날 기회가 평소에는 없는데, 미사와 장터에서 농민들과 만나면서 내가 오늘 하루 먹은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밥상에 오르는지 생각하며 농부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