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놀·성모병원에서 위문공연…찾아가는 공연으로 사랑 전해
부산가톨릭청년합창단 ‘첼레스티스’(단장 박수현 가브리엘라, 지도 이원용 빅토리노 신부)가 창단 후 처음으로 이웃을 위한 위문공연을 펼쳤다. “우리의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12월 7일 부산 대청동 메리놀병원, 14일 부산 용호동 부산성모병원에서 병원 기획공연 ‘샬롬’을 열었다. 2023년 12월 창단 이래 교회 행사에서 주로 공연해 온 단원들은 성당 밖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가 봉사와 나눔을 하자는 데 한목소리가 됐다.
첼레스티스는 불러 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공연 제안서를 만들어 지역 복지시설, 병원 등 여러 기관에 제안했다. 병원의 환자들과 가족, 그들을 보살피느라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노래로써 격려와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진심을 이해한 두 병원에서 단원들이 공연을 열도록 초대했다.
단원들은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께 어떤 곡이 진정 힘과 위로가 될까?” 하는 생각으로 9곡을 선곡해 선보였다. 팝송 <You raise me up> 등 가요와 성가까지, 관객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연습했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둔 만큼 성탄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오스트리아 캐롤 <한밤중에 목동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등도 불렀다. 성가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는 앙코르 요청까지 받았다.
“노랫소리는 사실 미약한 위로에 그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사실 앞섰기에 단원들은 “우리가 바치는 작은 봉헌을 통해 하느님께서 임하소서”라는 화살기도를 하며 무대에 올라갔다. 기도는 과연 화답했다. <You raise me up>을 듣다가 울컥했다며 단원들과 손을 맞잡은 환자, 리허설부터 공연까지 쭉 지켜보며 “앞으로 첼레스티스의 노래를 일부러라도 찾아서 듣겠다”며 응원한 사람도 있었다. 김진희(빈첸시오) 단원은 “잠시나마 힘겨움을 잊고 행복해하는 환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우리가 더 위로받았다”고 고백했다.
힘들어하는 이웃을 직접 찾아 행한 사랑 실천이었기에, 단원들은 이번 공연을 각별한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교회 행사에서 노래할 때는 신자들에게 감동을 줘야겠다는 마음이 앞서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선물(위로)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재건(펠릭스) 단원은 “첼레스티스는 낮은 자리에서 겸손하게 음악으로 신앙의 말씀을 전한다는 모토로 활동한다”며 “그래서 이번 공연은 우리의 존재 이유와 가장 일치하는 활동이었다고 자신한다”며 웃었다.
이렇듯 첫 위문공연을 통해 사랑 실천의 기쁨을 뜨겁게 체험한 첼레스티스는 앞으로도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각별한 위로가 필요한 이웃들을 찾아가 공연할 계획이다. 지도사제 이원용 신부(교구 청소년사목국 국장)는 “어려운 이웃들 안에 계시겠다고 하신 예수님을 우리 청년들이 만나 뵙고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적극 격려하고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