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 유일 사제 모임…인천교구 ‘지렁이벗’
하늘과 땅, 물을 살리고자 만들어진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 전국 89개 하늘땅물벗 중 인천교구 지렁이벗은 그 구성원들이 이색적이다. 본당과 신학교, 노인복지센터, 수도회 지도 등 각자 다른 분야에서 사목하는 사제 7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 평신도가 대부분인 하늘땅물벗에서 지렁이벗은 유일하게 사제들로만 구성됐다. 하늘땅물벗 지도신부에 머물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창조질서 보전에 참여하고자 마음을 모은 것이다.
지난 12월 26일 인천 답동 인천교구 가톨릭사회사목센터에서 열린 지렁이벗의 회합 시간에는 생태환경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공유됐다.
부평1동 본당 주임인 이재학(안티모) 신부는 본당 카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회칙 「찬미받으소서」 강독회 활성화 노력을 고민하는가 하면 인천가톨릭대학교 영성지도를 맡고 있는 김기현(요한 세례자) 신부는 신학교 텃밭 거름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사용하거나 신학생들의 의식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성모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에서 사목하는 이관희(바오로) 신부는 센터에서 열리는 연수를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실천을 고민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목지에서 혼자 실천하기에 막연했던 일들은 같은 고민을 하는 사제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구체화되고, 실천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을 보호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되새기며 보다 적극적으로 피조물 보호를 실천하는 한 달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됐다.
지렁이벗 벗님이자 인천교구 생태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오병수(스테파노) 신부는 “보다 많은 본당에서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실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신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렁이벗을 통해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함께 문헌을 연구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본당에서 생태환경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기현 신부는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을 하면서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지렁이벗에 함께하고 있는 신부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 같다”며 “혼자서는 막연했던 것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구체화되면서 하느님 창조질서 보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