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우리는 희망의 순례자입니다”

이주연
입력일 2024-12-29 18:25:02 수정일 2024-12-31 09:21:10 발행일 2025-01-05 제 342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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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구, 2025년 정기 희년 개막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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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2025년 정기 희년 장엄 개막 예식 중 제2부 순례의 행렬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 이주연 기자.

지난 12월 29일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전국 각 교구가 교회의 희년을 장엄하게 열고 풍요로운 은총과 자비를 체험하는 첫 서곡을 울렸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정오 서울 명동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성당 및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5 정기희년 개막 예식을 거행했다.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봉헌된 예식은 수녀회 성당에서의 제1부 하느님 백성의 모임을 시작으로, 제2부 행렬, 제3부 미사 등으로 진행됐다. 행렬은 교구가 희년 상징물로 선정한 비무장지대(DMZ)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희년 십자가’를 앞세우고 ‘성인호칭기도’가 불리는 가운데 수녀원에서 명동대성당으로 이어졌다. 예식에는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를 비롯한 교구 주교·사제단과 수도자들, 어린이·청소년·청년·장애인·이주민 등 교구 평신도 대표단이 참석했다.

미사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정기희년의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에 대해 말하며 “‘희망’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또 “희망은 고통받는 인류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며 당신 정의를 실현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단순히 개인적인 구원에 머무르지 않고, 가난과 불평등, 환경 파괴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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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대구대교구 주교좌계산대성당에서 봉헌한 희년 개막미사 중 제대에 분향하고 있다. 우세민 기자

대구대교구는 이날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오전 11시 주교좌계산대성당에서,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오전 10시30분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조 대주교는 강론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주님의 평화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희망의 순례자, 희망의 증거자가 돼야 할 것”이라며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희년을 시작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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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광주대교구 임동주교좌성당 대성전 입구에서 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정기 희년 개막 미사 전 희년 선포식에서 성수를 뿌리고 있다. 광주대교구 홍보실 제공

광주대교구는 임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주례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성경에 나오는 희년의 전통은 노예를 해방시키는 것인데 이는 재물이 사람을 지배하지 않도록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도 그동안 물질에 매어 산 것은 아닌지 삶을 되돌아보고 묵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전국의 각 교구도 희년 개막미사를 거행하고 희년의 기쁨을 선포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