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영화 <소리여 모여라>, 일본 내 조선학교 차별적 현실 조명

이형준
입력일 2025-01-06 14:29:38 수정일 2025-01-06 18:20:57 발행일 2025-01-12 제 342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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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다큐멘터리 영화 <소리여 모여라>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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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여 모여라' 특별시사회가 열린 1월 4일 일산 에피파니아 청년센터에서 참석자들이 조선학교 차별철폐 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형준 기자

조선학교를 지키는 이들의 노력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신자들을 찾아왔다.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베드로 신부)는 1월 4일 일산 에피파니아 청년센터에서 <소리여 모여라> 특별시사회를 열었다.

<소리여 모여라>는 일본에 남아 있는 조선학교가 받는 정치적·사회적 차별 속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이 기획하고 재일동포 3세 박영이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의 제목은 일본 문부과학성 앞 조선학교 차별반대 집회 ‘금요행동’에서 조선대학생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여 모여라 노래여 오너라>에서 따왔다.

시민모임 손미희 공동대표는 이날 특별 시사회에서 “일본과 한국 간 역사적 문제를 다루는 NGO 포럼에서 조선학교 문제를 접했는데, 다른 주제와 비교해 사회의 관심이 부족해 보였다”며 “일본인 중에서도 조선학교를 위해 힘쓰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사회에도 이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시사회 참석자들은 조선학교가 처한 현실이 예상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는 것을 목격했다. 영화는 2013년 일본 아베 정부가 시행했던 ‘고교무상화 조선학교 배제 정책’과 2016년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조선학교 보조금 삭감 정책 등을 다뤘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계획적인 차별 정책과 더불어 일본 지역사회에 퍼진 혐한 감정에 퇴출될 위기에 처해 있는 조선학교 현실도 상세하게 담았다.

영화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조선학교 출신 교원들의 노력도 조명한다. 또한 조선학교에 쌀을 지원하는 ‘평화우호쌀 운동’ 등을 해오며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일본 국민과 정치인들이 조선학교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희망도 전했다.

강주석 신부는 “영화는 일본 내에서 조선학교를 돕고 지지하는 분들도 있음을 알려준다”며 “이런 측면에서 한·일 청년들이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며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 있는 우리 연구소가 평화 피스쿨·오키나와 평화탐방 등 연구소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 분들과 함께 시청하고자 시사회를 마련했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영화 시청이 끝나고 손미희 공동대표와 조선학교의 현실에 대해 영화에 담기지 않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리여 모여라> 제작위원회는 영화를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일반 극장가 상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