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남태평양 오세아니아 북부 솔로몬제도 아이들에게 급식과 교육 제공
“솔로몬제도는 정치, 사회, 경제 모두 열악합니다. 공산품은 물론이고 육류도 구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저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아이들 밥이라도 한 끼 든든하게 챙겨주는 겁니다.”
살레시오회 황복만(필립보 네리) 수사는 2019년부터 남태평양 오세아니아 북부에 위치한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의 직업전문학교에서 선교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러던 중 쓰레기 매립장 주변에서 임시 건물을 짓고 사는 가족의 자녀들, 일명 ‘쓰레기 매립장 아이들’이 부실한 점심을 먹는 것을 보고 지원금과 자신의 연금으로 급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황 수사는 “나는 전기와 목공을 전공한 이과라 기초수학만 하면 되는 이곳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주기에 무리가 없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영양가 높은 식사”라고 말했다.
황 수사가 급식을 제공하기 전 학생들은 점심으로 비스킷 같은 과자를 주로 먹었다. 황 수사는 “이곳엔 말라리아가 흔하고 청년들이 마약인 마리화나도 구하기 쉬운 환경이라 학생들 건강과 정신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소가 차고 넘친다”며 “그래서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솔로몬제도에서 구할 수 있는 좋은 음식이라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황 수사에 따르면 솔로몬제도에선 닭고기가 가장 귀하다.
황 수사는 또 직업전문학교 체육관에서 쓰레기 매립장 아이들을 가르친다. 식사까지는 본인의 연금 등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교실을 짓는 데는 부족하다. 필요한 교실이라고 해도 외국에서 수입해 온 컨테이너 정도지만 솔로몬제도, 그곳에서도 취약계층인 쓰레기 매립장 아이들에겐 꼭 필요하다.
2025년을 맞은 황 수사에게 급식 다음으로 중요한 건 교실을 짓는 일이다. 휴가로 한국에 한 달을 넘게 머물렀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솔로몬제도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휴가를 마치고 솔로몬 제도로 돌아가면 아이들을 위해 교실을 꼭 설치하고 싶습니다. 조금씩 환경을 개선해서 아이들이 정규학교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