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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주제 첫 월례 세미나 개최

박효주
입력일 2025-03-18 13:36:47 수정일 2025-03-18 13:36:47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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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과학’ 주제로 11월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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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열린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월례 세미나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를 발제한 김도현 신부가 물리학자 피에르-시몽 라플라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과학의 절대적 근간인 ‘자연법칙’에 반하는 예외, 즉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분명히 계신다는 증거입니다. 때문에 21세기 과학 시대에도 여전히 신앙은 필요합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박은호 그레고리오 신부)는 3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김도현(바오로) 신부의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발제를 통해 2025년 월례 세미나를 시작했다.

김 신부는 “기적은 과학 만능주의를 무너뜨릴 확실한 도구”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복 시성 절차 관련 교황령 「완덕의 천상 스승」의 14조 1항에는 주장된 기적들이 전문가들 회합에서 검토된다고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신부는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물리학은 이 세상의 대단히 많은 자연 현상을 설명해 주는 위대한 학문이지만 그러한 현상들이 이 자연에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 못한다”고 꼬집으며 “과학은 존재론적인 질문이나 의미론적, 윤리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하지만 신앙은 과학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질문들에 대해 응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 만능주의에 의한 무신론의 확산에 김 신부는 우려를 표했다. 김 신부는 “학교와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익힌 과학 만능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더 이상 종교와 신앙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며 “오늘날 우리나라의 주요 종교들에서 젊은이들이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신부는 과학과 신앙의 차이를 살폈다. “과학은 우연적 확률에 기반한 창조론 등을 펼치며 법칙이라는 보편성의 눈으로 모든 사건들의 개별성을 설명하려 시도한다”며 “반면 신앙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개회사로 세미나의 문을 연 박은호 신부는 “올 한 해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생명과 과학’이라는 큰 주제로 월례 세미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생명은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데, 오늘의 발제자 김 신부는 과학도로서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과학 서적 저술도 하여 과학과 신학 모두를 잘 아우르는 연사”라고 설명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이어지는 2025년 월례 세미나와 학술대회로 ▲4월 11일 ‘줄기세포연구의 현황과 성과’ ▲5월 24일 학술대회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 ▲6월 13일 ‘생물학자가 바라본 생명의 신비’ ▲9월 12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명 이해’ ▲10월 10일 ‘몸의 성서신학적 이해’ ▲11월 14일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이해’를 준비 중이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