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원하셨던 우리 부부의 꿈 혼인식날, 둘이만 잘사는 것 말고 세상을 위해 뭔가 함께하는 부부가 되자고 다짐했는데 돌이켜보니 우리는 꿈을 이뤘다 약속을 잊고 지낸 시간 동안에도 하느님께서는 준비해놓고 계셨다 주님 뜻과 우리 꿈이 맞아떨어질 때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우리 부부는 1991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전라북도 전주 숲정이성당에서 혼인했다. 전주가 남편 예로니모의 고향이긴 하지만, 예로니모는 대입 이후 줄곧 서울 생활을 했다. 그래서 예로니모의 지인들과 우리 가족의 지인들은 3대의 전세버스에 나눠 타고 혼인미사에 참석했다.
새벽부터 집을 나와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전세버스에 하객들과 함께 타고 서울로 향하는데 겨울이어서인지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버스에 타고서야 예로니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여유가 생겼는데 그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이렇게 어둠이 깔릴 때까지 온전한 하루를 우리들의 혼인을 축하하기 위해 내어주신 하객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꺼냈다. “이분들께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잘 살아야지, 이렇게 먼 길까지 와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셨는데 당연히 잘 살겠지, 우리가 잘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걸까? 우선 서로 싸우지 말고 서로 존중하고 뭐든 숨기는 것 없이 개방하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부모님께도 효도하고…. 이렇게 우리 둘이서만 잘사는 것으로는 뭔가 부족하지 않을까? 누구나 다 그렇게는 살려고 노력하겠지. 우리는 부부로서 세상에 열린 부부가 됐으면 좋겠어. 우리만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살지 말고, 우리가 함께 봉사하거나 우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부부, 예로니모·헬레나 개인으로도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겠지만 우리가 부부로서 함께 세상을 위해 뭔가 하는 부부가 되면 좋겠어.”고유경 (헬레나·ME 한국협의회 총무 분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