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세종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노숙하던 ‘씨앤앰’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해고노동자 이상으로 기뻐한 이가 있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장경민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이튿날인 12월 31일에는 씨앤앰 노조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 ‘109명 해고자 복직 및 고용안정 등 4대 요구 잠정합의안’이 88% 찬성으로 통과돼 7개월 가까이 이어지던 해고 노동자들의 노숙투쟁이 종지부를 찍었다.
장 신부는 지난해 12월 11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와 서울 노동사목위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가 크레인을 타고 30m 높이 광고탑에 올라 당시 한 달째 칼바람을 맞으며 고공농성 중이던 씨앤앰 해고노동자 2명을 위문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오랜 노숙농성과 고공농성으로 해고의 부당함을 알려온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돼 반갑고 기쁩니다.”
장 신부는 “저보다는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가 씨앤앰 사태 해결을 위해 헌신했고, 가톨릭뿐만 아니라 불교와 개신교, 시민사회단체, 언론계와 정치계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 씨앤앰 사태의 원만한 해결에 나선 것에서 큰 의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장 신부는 이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당 해고 문제 가운데 특히 씨앤앰 문제에 역량을 경주한 이유에 대해 “씨앤앰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시대 불평등의 경제, 배척의 경제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안이었다”며 “씨앤앰은 방송회사지만 거대 투기 자본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노동 3권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장 신부는 “2014년은 서울 노동사목위원회가 어떻게 사목 방향을 잡아야 할지 성찰과 고민의 시간이었고 2015년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피정을 기획하고 있다”며 노동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