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공립 대안학교 ‘해올중·고등학교 교장 맡은 대구대교구 임석환 신부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8-02-20 수정일 2018-02-21 발행일 2018-02-25 제 3083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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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라고요? 학교 이끌 주역들입니다”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31조 1항에 적시된 내용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에 가지 않거나 아예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도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제도교육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궁지로만 더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내달 개교하는 공립 대안학교 대구 ‘해올중·고등학교’(이하 해올학교) 교장 임석환 신부(대구대교구·사진)는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성과 위주 경쟁 교육이 만연한 요즘, 현실에 발맞추지 못하는 학생들은 더욱더 소외돼 학교를 떠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신부는 2012년 대구가톨릭청소년 대안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실제로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과 지내며 요즘 청소년들이 당면한 실정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폭력적인 학생, 무기력한 나머지 방에 갇혀 사는 아이들,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는 청소년들도 만났다. 하지만 임 신부는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에서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각자 처한 상황과 이유는 다르지만,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끊임없이 손 내밀어 줄 때 아이들이 점차 변화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해올학교는 학생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학교입니다. 학생들은 학년 구분 없이 팀을 꾸려 교육과정을 선택하고 조율합니다. 국어, 사회 등 필수교과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흥미와 실제 삶을 반영한 융합형 대안교과에 참여하면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자신들이 배우고 싶은 교육을 받게 됩니다.”

‘스스로 서고 더불어 배우는 학교’를 모토로 하는 해올학교는 학생들이 삶을 스스로 가꾸고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임 신부는 사회에서 ‘문제아’로만 인식되는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을 단순히 문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근본적인 요인을 찾아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 임 신부의 생각이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