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미래를 책임지는 것입니다.”
일본 나고야교구장 마쓰우라 고로 주교(일본 주교회의 이주민·난민위원회 위원장)는 198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메시지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정권에 따라 갈등 상황이 반복되는 한일 관계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로 주교는 8월 30일~9월 1일 한국에서 열린 ‘청년, 역사와 마주하다-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 청년 순례’에 참가했다.
그동안 일본의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고로 주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아픔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라면서 “잘못된 걸음을 반복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한일 관계가 흔들리고 있지만 우리 교회는 같은 마음으로 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교회 안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평화를 위한 작은 움직임을 소개했다. 그는 “아베 정권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반대로 현 정권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나고야교구에서는 타종교 신자들도 모여 함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시도하고 있는 평화헌법 9조 개정에 대해 나고야 아이치켄고등학교 학생들이 실시한 모의 투표 사례도 언급했다. 당시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투표 결과 70% 이상이 전쟁을 금지하고 평화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평화헌법 9조 개정을 원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외면하는 일본군 ‘위안부’ 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용기 내어 발언해 온 고로 주교는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은 힘들고 소외된 이들을 향해 걸어가셨다”며 “우리는 항상 깨어 있으면서 예수님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교회가 담화 발표를 통해 함께 하려고 했던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돼 평화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