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십시일반 손길로 소외 이웃에 온기 나눠요”

박주현
입력일 2025-01-24 13:21:32 수정일 2025-02-04 13:18:33 발행일 2025-02-09 제 3428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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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박촌동본당 빈첸시오회, 복지 사각지대 이웃 위해 저금통 모아 난방비·반찬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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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인천교구 박촌동성당에서 본당 신자가 본당 빈첸시오회 김도진 회장(왼쪽)에게 그동안 모아온 저금통을 건네고 있다. 박주현 기자

인천교구 박촌동본당(주임 이홍일 토마스 신부) 빈첸시오회는 12년 전부터 후원회원들과 본당 신자들에게서 수시로 저금통을 모아 지역 독거노인, 조손 가정,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하고 반찬을 나누는 성금을 마련해 왔다. 

법적 가족관계 사유(부양의무자 유무)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보탬이 되고자, 있어도 쓰게 되지 않는 잔돈이라도 함께 보태는 나눔 실천이다.

6명의 활동 회원이 의기투합해 현재 11가구에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간 난방비 지원금을, 22가구에 매달 반찬을 손수 만들어 전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늘고 있지만, 석 달에 25만 원 남짓인 저금통 모금으로는 부족한 형편. 새 성당 건축 부채 상환 중인 본당 교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 않다. 매달 적자를 걱정해야 함에도 회원들은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의 처지를 헤아리며 의지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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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인천교구 박촌동본당 빈첸시오회로부터 반찬 나눔을 받은 대상자가 보낸 감사 쪽지. 인천교구 박촌동본당 빈첸시오회 제공

“성당 주변에 오래된 빌라가 많아요. 겨울이면 한기에 속수무책이죠. 대부분이 몸도 성치 않은 상태에서 겨울 냉골에 오들오들 떨고 계세요. ‘먹을 것 걱정할 판에 불이라도 안 때야 간신히 버틴다’면서요.”

회원들은 저금통 모으기 외에도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돕고자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수시로 미역과 참기름 등을 떼어다가 팔거나, 본당 신자들에게서 기부받은 헌 옷을 팔아 비용에 보탠다.

소수 활동 회원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지원에 나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회원들은 매번 하느님께서 이웃들을 통해 보태 주시는 기적 같은 도움들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이웃들에게 송편 몇 개씩이라도 빚어 나눠줄 수 있다면’ 하고 꿈만 꾸던 지난 추석에는 한 신자가 선뜻 송편과 함께 떡국떡과 웃돈을 얹어 기부했다. 김장 비용이 모자랐던 지난해 연말에는 배추밭을 경작하는 신자가 배추와 함게 쌀과 성금을 전달했다. 

김도진(베네딕토) 회장은 “우리 이웃들 또 그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듣고 계시며 뜨겁게 안아주시는 걸 매번 체험하기에 지치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활동 회원 김정현(스텔라) 씨는 “난방비와 반찬을 전달하러 이웃을 방문하면 다들 단절감 호소를 많이 하는데, 활동 회원이 적어서 말벗까지는 길게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교우가 빈첸시오회 활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후원: 농협 355-0047-6478-33(예금주 (재)인천교구천주교)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