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북한종교자유백서」발간 기념 세미나 열어
(사)북한인권정보센터(이사장 신영호)는 4년 만에 발간한 「2024 북한종교자유백서」 발간을 기념하는 세미나를 1월 2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2층 강당에서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2024년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하나원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면접조사한 내용과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발간했던 「북한 종교자유 백서」는 통일부가 2020년 이후 2023년까지 북한인권정보센터의 하나원 면접조사를 허용하지 않아 발간이 중단됐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북한의 종교자유와 인권 현황이 공유되는 자리인 만큼 북한 관련 연구자, 시민단체 활동가, 종교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여해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양수영 연구원은 ‘「2024 북한 종교자유 백서」 주요 결과’ 주제 발표에서 북한 내 종교의 자유가 거의 허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밝혔다. 양 연구원은 2007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조사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종교자유에 대한 증언을 제공한 1만5169명의 구두 진술 기록, 종교박해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단행본·수기·논문·신문 기사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탈주민 중 96%는 북한에서 “성경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성경을 본 적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지고’ 읽은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라는 책을 보았다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98.6%는 ‘북한 안에서 종교 활동을 위한 합법적 가정예배 처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양 연구원은 “북한 종교자유 실태에서 더욱 심각한 것은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2045건의 종교박해 사건 가운데 65.8%에서 피해자가 사망, 구금,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에 참여한 대다수 북한이탈주민은 단순히 성경을 소지하거나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의심 혹은 종교인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처벌받는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처벌 대상 종교에는 북한에서 제국주의 이념으로 간주되는 그리스도교뿐만 아니라 무속신앙과 같은 전통 종교까지 포함된다.
‘여리고미션’ 김스데반 대표는 ‘대북 선교 현황과 방향’ 발표에서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중 특히 여성이 당하는 인권 침해와 중국에서 다시 북한으로 송환된 이들이 겪게 되는 처벌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북한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한 중국 내 북한이탈주민을 구출하는 활동과 비용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2024년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컨슈머인사이트 연구본부 박승표 이사는 “응답자의 65.5%는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성별로는 남성의 72.1%, 여성의 59.1%,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79%가 북한 인권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조사는 2024년 10월 7~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종합토론에서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윤여상(요한 사도) 소장은 “한국 종교계는 미래의 북한 선교를 준비하기보다 현재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종교 박해와 순교자들에 관한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