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사랑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사랑 - 몸 신학 교리]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마음에 호소하시다

이승훈
입력일 2025-04-09 08:52:00 수정일 2025-04-09 08:52:00 발행일 2025-04-13 제 343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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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마음’에서 자신을 되찾아
자신 안에서 선과 악 인식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 수 있어

“구약의 여러 책들에 나오는 결의론은 외적인 기준들에 따라 그러한 ‘몸의 행위’를 구성했던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집착하였고, … ‘마음의 완고함으로 인해’ 비롯된 다양한 타협들 탓에 율법 제정자가 원하셨던 계명의 본래 의미가 변질되었습니다.”(24과 4항)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2부의 주제, 인간 몸의 존재론적 진리와 그에 따른 윤리적 의미를 규범적 성격으로 풀기 위해 창세기 3장으로 가야 된다. 태초의 사람들이 선악과를 먹은 후 하느님은 그들에게 가죽옷을 입힌다. “자, 사람이 선과 악을 알아 우리ᅠ가운데 하나처럼 되었으니 ….”(3,22) 이제 사람에겐 스스로 선과 악을 식별하는 인식과 지성의 능력이 있음을, 그리고 그에 따른 선택 또한 인간이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하느님은 자기 계시(“우리 가운데 하나처럼”)를 복수로 일컫고, 이제 사람도 절대 진리,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22절의 후반부가 선명해진다. 그런 상태에서 그들이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 먹고 영원히 살게 되어서는 안 되지”하면서 그들을 에덴동산에서 내보내셨다. 이제 인간이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을 원상태로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인간 편에 주어졌다. 사람이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어 한처음의 상태와는 달라졌고, 그 달라진 상태의 원회복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거기서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잠언 4,23) “그 사람은 그리스도의 이 말씀에 비추어 그의 내면과 마음에서 자신을 되찾아야 합니다. 마음은 인간 몸의 의미에 대한 감각과 이 감각의 질서와 연관된 인간성의 차원입니다.”(25과 2항)

인간이 ‘그의 내면과 마음에서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이유는 선과 악에 대한 인식이 자신 안에 있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은 하느님의 거처, 곧 선의 거처이기에 그리스도는 단죄가 아니라 회복해야 하기에 호소를 한 것이다. 더 나은 영적 삶, 그리고 완성을 원하는 삶이라면, 자신이 겪은 일과 결과에 몰입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인 ‘마음’을 살펴야 한다. 「티베트의 지혜」에서는 “마음을 안쪽으로 되돌려 마음의 본성에서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했다. 많은 철학자들은 인간의 인식과 행위는 모두 마음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짐작하고, 또 이해하는 통로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너무나 예민하고 오묘한 것이어서 쉽게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굳어지게 하는데, 이는 자신을 망가뜨리는 길입니다”고 했다. 장자는 인간의 마음은 절대적 자유를 원한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인간의 몸과 마음에 대한 문제는 결국 인격 의식과 정신적 자유의 문제로 돌아가고, 마음의 절대적 자유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짧은 말씀 안에 간직된 세 가지 요소, ‘간음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의 의미, 그리고 ‘마음으로 범하는 간음’에 대해 우리는 차근차근 묵상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인간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유를 거두지 않으시고, 앎에 의한 그들의 선택이 땅에 묶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마음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마음 교육은 인격적인 본성을 찾도록 도와주고, 세상의 어떤 욕망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내적 힘을 갖게 한다. 그럴 때 많은 배움들은 자신만이 살겠다는 바벨탑으로 변하지 않고, 인류에게 나누는 능력이 된다. 앎과 나눔은 한 선상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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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김혜숙 막시마(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