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 발표한 ‘201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 가운데 11.0%라고 한다.
UN의 기준에 따르면, 전체인구비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2%에 이르러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오는 2018년께는 이 비율이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4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 노령화는 생산가능연령 인구 대비 노령인구 부양비의 증가 이외에도, 노인인구에게 수반되는 심신의 쇠퇴 및 사회?경제적 지위의 약화 등과 연관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므로 상당히 중요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고령화에 대한 준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대책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노인들에 대한 의식주 문제해결 및 정서지원 수준의 정책이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노인복지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2008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는 있으나, 2년여라는 짧은 기간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도의 혜택을 받으신 노인들의 37.5%가 건강상태가 호전되었고, 부양을 맡았던 가족들의 부담이 줄어 사회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게 되었다는 통계를 보면 그 성과를 가늠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분들 외에 건강한 노인들의 다양한 사고와 성향에 맞는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능력과 의지가 있는 노인들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소멸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65세부터를 노인으로 구분은 하였지만, 요즘 60대 중반에서 70대 초반의 연배를 지니신 분들 중에는 ‘노인’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어색할 정도로 젊으신 분들도 많다. 노인을 어른으로, 또는 사회적 약자로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인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사회적 책임’이라 하겠다.
은퇴 직후의 노인들은 자신이 아직도 자신이 얼마든지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본인들의 전문성이나 자신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당연히 인정을 받고 살고 싶어하며, 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위치에 있고, 그러한 능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시지만, 자신은 아직 누구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그들의 식지 않은 열정을 노인이라고 해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상처를 입고, 상실감을 갖게 된다. 이 같은 시간이 지속되면서 결국 노인들은 대부분 자포자기하게 되고 심하면 우울증을 앓게 된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노인복지정책의 획기적인 변화가 이들을 사회로 돌아올 수 있게 할 것이고 이를 통해 고령화가 국가의 긍정적인 방향을 잡아주는 사회현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예산은 대부분 노인들을 케어(care)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예산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노인복지 발전을 위해서는 노인들이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전문적인 능력을 펼쳐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책과 예산책정이 필요하다.
교회에서도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신앙인들은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영원한 생명’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노년의 시기는 ‘영원한 생명’에 한발자국 더 와 있는 희망의 시기임을 알게 해줌으로써 기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큰 병을 얻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이 아니면 인간은 누구나 노년을 겪게 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도래할 그 시기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노인복지정책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