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판공성사 시기가 돌아왔다.
교회법 989조에서는 『모든 신자는 적어도 일년에 한번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통상적으로 부활시기에 이행하도록 하는데 부득이한 경우로 이때 성사를 받지 못하면 성탄이나 다른 때에 하도록 권해진다.
한국교회가 부활시기와 성탄시기에 판공성사를 마련하는 관습을 지니게 된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다.
최근들어 한국교회의 판공성사는 사제들에게 「신자수는 많고 시간적으로 제약이 있고 모두에게 성사를 주어야 하는」부담을 주고 있고, 그런 가운데 편리성과 시간절약을 추구하는 현시대 추세 속에 가능하면 짧고 간편하게 성사(聖事)를 성사(成事)(?) 시키려고 하는 신자들 의식이 맞물려 의무적이고 형식적인 모습이 없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높다.
가톨릭대 손희송 신부는 『판공성사가 부활절 성탄절을 신자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면에서 특히 한국적 상황에서 긍정적이고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때가 됐으니까 한다」는, 부활절을 위한 느낌없는 통과의례로 여겨지는 의식들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활을 위한 준비」라는 성격을 살리고 참회와 화해라는 고해성사의 참된 의미를 고취시키는 한편 의무적이고 형식적이라는 판공성사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신자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일선 사목자들은 무엇보다 신자들이 성사를 위한 특별한 준비없이 판공성사의 마지막 시기에 몰리는 경향들이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한다.
1만여명이 되는 신자를 가진 본당의 경우 4명의 사제가 성사를 준다해도 사제 1명이 3700여명의 신자들을 맡아야 하는데, 이는 매일 120명이 넘는 신자들에게 성사를 주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거기다 신자들이 정해진 시간에 오지않고 자기가 편리한 시간에 몰리면 한두시간씩 중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사목자 신자 모두 지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신자들이 진지한 자세로 판공성사를 보기 위해서는 개별적 고백을 위한 충분한 교육과 함께 당직 고백사제 제도 마련 등 조금이라도 신자들이 깊고 폭넓게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사목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위한 충분한 준비와 함께 사전에 개별 고백을 위한 면담을 신청하거나 본당에서 정해준 시간을 지켜서 형식적이지 않은 성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목자들은 고해성사의 중요성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실천을 통한 증거』라면서 『진정으로 용서의 기쁨을 체험하고서 홀가분한 모습과 밝은 얼굴을 보이는 이들이 많아질 때 고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의견을 보였다.
고해성사 받기전 준비
1. 성찰(省察) : 우선 자기 죄를 알아내야 한다.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지난번 고해성사 후 지은 죄를 찬찬히 알아낸다. 많은 경우 십계명에 따라 그간의 죄를 성찰한다.
2. 통회(痛悔) : 고해성사에거 가장 본질적인 요소. 내가 지은 잘못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내가 되는데에 얼마나 해가 되었는지, 또 다른 사람에게 영적 물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그래서 주님을 얼마나 상해드렸는지 하는 것 등을 곰곰이 헤아려 보면서 죄를 아파하는 과정이다. 통회가 고해성사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이유는 아무리 사제에게 되를 고백하더라도 죄에 대해서 통회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면 죄는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3. 정개(定改) : 다시 죄를 범하지 않겠다는 결심과정. 죄를 범하지 않고 하느님과 교회 그리고 이웃들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 갈 것을 결심한다.
4. 고백 : 솔직하게 자신의 죄를 고하는 것. 가능한 자세하게 고백해야 하지만 지은 죄에 대해 극구 변명하려는 자세는 옮지 않다.
5. 보속 : 고백을 들은 사제의 충고와 명하는 기도와 선행을 실천한다. 고해서사를 통해 베푸신 하느님 은혜에 감사하며 기꺼이 보속을 행하고 사제가 준 훈화를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