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도 만연한 성차별적 문화 진단 ‘젠더 감수성’ 높이는 계기 강의와 영화관람·토크 등 9월까지 총 3회 걸쳐 진행
“남자가 울면 쓰나. 왜 이리 약해요, 남자는 힘이죠.”
“여자가 예쁘면 제 할 일 다 한 거지. 집에 가서 조신하게 애나 보든가.” “우리 본당 청년회 회원 중 90%는 여성입니다. 회장으론 OO 형제님을 추천합니다.” “그럼 총무는 자매님들 중에서 뽑으면 되겠네요.” ‘천주교 사회교리 실천 네트워크’ 청년분과(담당 김희영, 이하 천사네)가 7월 23일 부산교구 노동사목센터에서 연 ‘2019 청년 젠더 워크숍’ 첫 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공유한 그릇된 ‘젠더’ 의식에 관한 사례들이다. 우리 사회는 물론 교회 안에서조차 ‘남자답게’ 혹은 ‘여자답게’라는 수식어로 남녀의 성과 관계, 역할 등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이 만연하다. ‘천사네’는 청년 신앙인들이 올바른 ‘젠더 감수성’을 갖추고, 남녀가 서로 존중하며 성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싣고자 올해 처음으로 청년들을 위한 젠더 워크숍을 마련했다.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교회공동체’를 주제로 기획한 이 워크숍은 총 3회에 걸쳐 진행한다. 7월 워크숍에 이어 8월 20일(부산교구 노동사목센터)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주님은 페미니스트’ 관람 및 토크, 9월 9일(부산 가톨릭센터 소극장)에는 ‘젠더 갈등과 폭력,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교회공동체’ 주제강연 및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를 마련한다. 9월 강연은 박은미 대표(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가 맡는다. 7월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젠더’ 즉 사회적 성, 성역할, 성인지 등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성별 차이로 인한 불균형과 차별 등을 인식하는 젠더 감수성 실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일상생활에 만연한 성차별적인 언어표현과 행동 등을 정화하는데 앞장 설 뜻을 밝혔다. 이번 워크숍 강의 및 진행을 담당한 김희영(세레나)씨는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고정관념이 폭력과 남녀 차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유모차를 유아차, 저출산을 저출생 등으로 평소 사용하는 언어부터 바꾸면서, 우리 사회의 남녀 차별적인 문화를 변화시키고 젠더 감수성이 높은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 2014년 창립된 ‘천사네’는 평신도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사회교리 확산과 우리 사회 현안 해결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연대·협력하고, 본당 사회교리공부방 지원 등 다양한 교육 등을 제공하는 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