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웃으며 약자 위해 손 내밀던 친근한 목자 전쟁 상흔 가시기 전 입국 반세기 가까이 사목 활동 노동·인권문제에 큰 관심 사회적 약자 목소리 대변
나 주교는 2002년 은퇴 당시 한국 천주교회의 마지막 외국인 현직 주교이기도 했다.
외부적으로는 불의에 맞서는 투사의 이미지였지만 스스로를 ‘인천 깍쟁이’라 불렀던 나 주교는 교회 내에서는 검소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했고, 가장 좋아한 음식은 인천 주교좌답동성당 앞 신포시장에서 파는 만두였다. 인천교구민들이 기억하는 나 주교의 모습은 ‘먼저 다가와 반가운 인사를 건네던 분’, ‘지하철 맨 앞 칸에 앉아 묵주기도를 하던 분’, ‘늘 웃으며 약자를 위해 주시던 분’ 등 청빈과 겸손을 몸소 실천하는 진정한 목자로서 한결같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사목표어인 ‘UT OMNES UNUM SINT’(모든 이가 하나 되기를)의 실천을 위해 평생 애썼던 나 주교의 문장에는 국화인 무궁화, 한국교회 주보인 성모 마리아, 한국교회 첫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 그리고 ‘제2의 고향’인 인천 항구의 모습이 담겨 있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