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이란 사람을 살리는 것입니다.”
사목신학자로서 사목대안 연구와 사목정보 소통에 힘써 왔던 고(故) 차동엽 신부(1958~2019)는 ‘사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사목이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시간임을 체험했던 차 신부는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여겼다. 이런 사목에 대한 생각과 확신은 그의 많은 저술과 강연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미래사목연구소(소장 김상인 신부)는 사목을 주제로 한 차 신부의 학술 활동을 엮어 「은총의 시간」에 담아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시대의 징표를 읽고 새롭게 나아가야 할 사목 전망을 모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2000년부터 2005년에 걸친 차 신부의 초기 학술 활동 자료들과 함께 그 후에 집필된 저서와 논문을 통해 미래 사목에 대한 전망을 담았다. 1장에서 사목의 개념과 예수님의 사목,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사목 헌장」 등 전통적인 사목에 대해 소개한 뒤, 2장에서는 사목 패러다임의 변화를 짚어본다.
여기서는 한스 큉 신부의 저서 「그리스도교」에 언급된 교회의 여섯 가지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시대를 나눴다. 원그리스도교의 묵시문학 패러다임에서 시작해 고대교회, 중세교회, 종교개혁,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각각의 패러다임에 대한 사회·문화적 특성, 신학·신심적 특성, 교회·조직적 특성, 사목활동의 특성을 살펴본다. 시대 변화에 따라 종교 심성과 종교 환경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변화로 인해 요청되는 사목 패러다임도 이번 장에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