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간은 예수 성심 신심의 대표적인 형태다.
1674년 성심으로부터 빛이 나오는 모습으로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수녀에게 발현한 예수는 “매월 첫 금요일에 영성체하고, 목요일과 금요일 사이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환시에서 받은 원의에 따라 알라코크 수녀는 매주 목요일 밤 자정 성당에서 1시간 동안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그리스도의 고통에 대해 묵상했다.
여기서 유래된 ‘성시간’(聖時間)은 ‘죽음의 고통에서 고민하는 예수와 함께 지내며 기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마태오복음 26장 40절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던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고 하신 말씀이 근거라 할 수 있다.
알라코크 수녀는 당시 고해 사제와 함께 성시간 신심을 촉진시켰으며, 예수회 드브로스 신부에 의해 더욱 조직적으로 전파됐다. 비오 8세 교황은 1829년 성시간 신심 실천을 전대사와 함께 인준했다.
이 시간의 목적은 세상의 죄, 특히 하느님 사랑과 은총을 배반하는 죄를 보속함으로써 성부의 마음을 풀어 드리고, 죄인들 회개와 구원을 위해 자비를 간구하는 것이다. 또 상처받은 예수의 성심을 위로하는 것이다.
결국 ‘예수 성심께 드리는 공경’과 ‘보속’이 성시간의 골자다.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애끓는 고통을 끌어안으신 예수의 아픈 성심을 바라보고 그 마음에 함께하는 것이다.
성시간은 혼자서 혹은 함께 할 수 있다. 공적인 성시간은 일반적으로 성체 현시와 함께 진행된다. 이때 성경 봉독과 함께 예수 수난에 대한 묵상, 장엄 기도, ‘성 토마스의 성체찬미가’와 ‘예수 성심께 천하 만민을 바치는 기도’, 성체 강복 등이 이뤄진다.
매월 첫 금요일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예수 성심 신심 미사와 성시간 전례를 봉헌하는 예수회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기도의 사도직) 한국 책임자 손우배(요셉) 신부는 “성시간에서 중요한 것은 그분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침묵 중에 ‘제가 함께 있습니다’ 등의 기도로 그분 손을 잡아드리고 고통의 마음에 공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