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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저어새’ 번식지에서 “쓰레기를 소탕하라”

박주헌
입력일 2024-05-27 수정일 2024-05-28 발행일 2024-06-02 제 339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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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해양쓰레기소탕단, 남동유수지에서 정화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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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펼쳐진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 해양쓰레기 소탕작전 참가자들이 쓰레기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다. 사진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 제공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선임대표 최진형 미카엘·지도 오병수 스테파노 신부) 해양쓰레기소탕단(단장 김종운 토마스, 이하 소탕단)은 5월 25일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해양쓰레기 소탕작전(이하 소탕작전)을 펼쳤다. 작전에는 재단법인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사장 이용권 베드로 신부) 청소년 봉사단원들도 함께했다.

쓰레기 정화활동 후 소탕단은 이날 모은 40여 개 쓰레기 자루 중 하나를 표본으로 열어 종류별로 쓰레기를 기록했다. 이번 활동에서 나온 쓰레기는 비닐류 74개, 폐마스크 2개, 라이터 2개, 스티로폼 137개, 유리병 8, 페트병 17개 ,일반플라스틱 11개, 유리 9개다. 냉장고, 볼링공, 장판 등 고의로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도 수거됐다. 

소탕단은 2022년 결성된 이래 남동유수지에서 꾸준히 탐조활동과 정화활동을 진행해 왔다. 남동유수지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들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도심에서 번식하는 곳이다. 하지만 저어새들이 번식을 시작한 남동유수지는 대규모 국가산업공단인 남동공단과 송도국제도시로 둘러싸여 있다.

남동유수지는 도심에 있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는다. 비가 오면 남동공단과 그 주변 쓰레기들이 모두 유수지에 떠밀려 온다. 버려진 낙싯줄에 어린 새의 발목이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한 적도 있다. 둥지 재료가 부족한 저어새들은 과자 포장지를 물어다 둥지를 만들기도 한다.

남동유수지에 모인 방치된 쓰레기, 스티로폼, 플라스틱은 햇빛과 바람에 잘게 부서져 송도갯벌, 이어서 바다로 나간다. 이는 또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바다를 오염시키고 어패류들 체내에 쌓인다.

이날 함께 활동한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사무총장 최인비 신부(유스티노·교구 청소년사목국 국장)는 “청소년들에게 환경 보호의 의미를 전달하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다음에는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6월 소탕작전은 덕적도에서 펼쳐진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