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2024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6월 25일)을 맞아 ‘저희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이 시대에 하느님의 평화를 주소서’라는 제목으로 담화를 내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김 주교는 “남한과 북한뿐 아니라 북한과 미국 사이에도 대화가 중단된 지 오래됐고,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고자 했던 9·19 군사합의는 무력화됐으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의 여파까지 냉전적 대결을 부추기는 형국에서 남북 관계도 최악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동족 관계까지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제 탓이오!’ 하며 가슴을 치는 교회는 북한을 향했던 우리의 마음부터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적대적 분단 구조 안에서 우리 또한 그들을 진정 ‘동포’로 대했는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주교는 “겸손한 마음과 진솔한 회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화해의 직분을 가진 교회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굳게 믿기에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