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신학」 등 저서 통해 해방신학 분야 지대한 영향
20세기 가장 뛰어난 개신교 신학자로 꼽히는 독일의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 박사가 6월 3일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몰트만 박사는 개신교와 가톨릭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신학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2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징집돼 영국군 포로가 됐다. 후일 자서전에서 그는 전쟁 당시 체험을 통해 희망과 고통의 의미, 인간이 어떻게 비인간적인 세상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포로수용소에서 성경을 접해 신앙을 갖게 되고, 라인홀드 니버의 저서 「자연과 인간의 운명」을 통해 신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괴팅겐대학교에서 1952년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58년부터 본대학교, 튀빙겐대학교 등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이후 튀빙겐대학교 명예교수로 봉직했다.
「희망의 신학」(Theology of Hope, 1959)과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The Crucified God, 1972) 등 4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특히 「희망의 신학」에서 부활에 대한 희망을 바탕으로 하되 ‘지금 여기’의 하느님 나라 건설에 주목함으로써 해방신학에 영감을 주었다. 또한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에서는 성부께서 예수의 수난과 고통을 함께 겪으신다고 말했다. 이는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인류가 고통을 허락하시는 하느님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교회일치 운동에도 적극 참여, 1963~1983년 세계교회협의회 신앙직제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가톨릭의 개혁기관지 ‘콘칠리움’(Concilium)의 공동 출판위원을 맡기도 했다. 한국교회와도 깊은 인연을 갖고 많은 한국인 제자를 양성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서울신학대학교와 한신대학교에서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